세상 공부

병원 단상 (율림의 행복편지)

colorprom 2014. 1. 27. 13:48

 

병원 단상



↑ 나를 바라보게 하는 곳

병원에 오면 돌아가신 엄마가 저절로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싫습니다.
병실에 앉아 있으면 건강하던 나까지 기운이 빠지고
환자가 되는 듯해서 그것도 싫습니다.
링거병을 끌고 천천히 걸어가는
고통스러운 사람들을 바라보는 일도 즐겁지가 않습니다.

그러나 병원은 기적이 꽃피는 곳이기도 합니다.
"저 혼자 화장실에 걸어서 왔어요!"
젊은 여인이 자랑스럽게 말하는 목소리가 들립니다.
"어이구 장하기도 하지. 잘했네요."
또 다른 나이든 여인이 따스하게 맞장구를 쳐 줍니다.
혼자서 걸어 화장실에 오는 것이 기적인 세상이 바로 병원입니다.

병원은 조용히 나를 돌아보게 만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아픔이 찾아 오지 않는 사람은 없구나.
문병 왔던 사람이 다시 병상에 누워 문병을 받고....
수술 후 통증으로 기침 한 번을 맘껏 못하는 남편을 애잔히 바라봅니다.
건강하게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하는데
그동안 원망과 불평이 많았구나.
조용히 돌아보며 부끄럽게 자신을 추스르게 하는 곳도 병원입니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