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 70년대 독일로 간 간호사들은 독일인들과 가정을 꾸리기도 했다. 이들은 임신하면 한국 에 미역을 부탁해 아기를 낳은 뒤 국을 끓여 먹었다. 이를 본 독일인 들은 “ 이상한 것을 먹는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이러던 그들이 이제 한국의 지인 등에게 해산(解産) 후 끓여 먹을 미역을 부탁한다. 미역이 출산 후 왕성해진 신진대사와 부족해진 혈액의 생성을 촉진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다.
# 잎·줄기·뿌리 명확히 분화 하지 않은 엽상식물
순우리말로는 바닷말인 해조류(海藻類)는 흔히 바다 밑바닥이나 단단한 구조물에 붙어 자라는 거대조류(macroalgae)를 가리킨다.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을 만큼 크다는 점에서 그렇지 못한 수중 단세포 생물인 미세조류(microalgae), 즉 식물성 플랑크톤과 구별된다. 또 겉보기에는 육상식물과 비슷하지만, 잎·줄기·뿌리가 명확하게 분화하지 않은 채 잎이나 띠 모양의 부드러운 엽상체 구조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해초(海草·sea grass)와 구별할 수도 있다.
해조류는 빛깔 즉 광합성 색소에 따라 홍조류·녹조류·갈조류 등으로 나뉜다. 갈조류는 미역·다시마·톳·모자반·감태·뜸부기·실말 등이 있다. 홍조류는 김·우뭇가사리·꼬시래기 등을 말한다. 녹조류는 매생이·파래·청각 같은 게 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사는 해조류 종류는 753종. 이 가운데 50여 종을 식용으로 채취한다. 채취한 후 바로 먹거나 건조 또는 염장 후 보관하면서 식품으로 썼다.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해조류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달랐다. 바다의 거추장스러운 존재 정도로 인식했다. 그래서 ‘바다의 잡초(sea weed)’로 통칭됐다. 종(種) 개념조차 없었던 거다. 그래서 가축사료로 사용했다. 수분 함량이 많고 유기질 덩어리인 점에 착안해 바닷가 농경지에 비료로 뿌리기도 했다.
# 동아시아에서 주로 생산·소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세계 해조류 생산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1년 972만t(30억 달러어치)이던 게 2010년엔 1901만t(57억 달러어치)이었다. 하지만 절대량은 많지 않다. 게다가 전체 생산량의 58.4%인 1109만t을 중국이 차지했다. 2010년 기준 인도네시아 392만t(20.6%), 필리핀 180만t(9.5%)에 이어 우리나라가 90만t(4.7%)을 생산했다. 이어 북한이 44만t(2.3%), 일본 43만t(2.2%), 말레이시아 21만t(1.1%), 아프리카 잔지바르가 13만t(0.6%)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생산 통계에 올라 있는 국가 수는 31개 남짓이다.
생산과 소비의 대부분(98%)이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한국(북한 포함)·일본에선 양식이 발달했다. 세계 생산량의 67.6%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생산된 해산물은 주로 사료·비료용이나 공업·의학 분야 가공용으로 쓰인다. 식용 해조류는 90% 이상을 중·한·일 3국이 양식하고 채취한다. 황은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동아시아의 해양환경이 해조류 양식에 적합하다. 양식 기술의 경우 한국은 미역, 일본은 김, 중국은 다시마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 완도서 가장 많이 생산
2011년 기준 우리나라 해조류 생산량은 99만2283t이고, 금액으로는 3812억원어치다. 미역이 39만4003t으로 가장 많이 생산했고, 김이 31만6428t으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생산금액 면에선 김이 2208억원으로 단연 앞서고, 미역이 757억원으로 한참 뒤다. 그리고 다시마 24만6701t(432억원), 톳 2t(173억원), 매생이 2179t(135억원), 모자반 2529t(52억원), 파래 6085t(50억원), 청각 1005t(6억원)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이 전남에서, 특히 완도군에서 35% 이상 생산하고 있다.
# 식용 외 산업 분야 활용도
해조류가 건강식재료로 평가받으면서 수요는 급증했다. 또 육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이 갈수록 바닥이 나고 있는 가운데 대체 자원으로 주목받으며 산업 분야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생물 발효와 추출 등 기법으로 만드는 에탄올·디젤 등 바이오 원료는 1세대(유채·옥수수·사탕수수 등)와 2세대(비식용작물인 목질계 섬유소) 재료의 경우 재배면적이 한정되고 수율(收率·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해조류는 재배면적 확보가 쉽고 수율도 높다. 재배주기 또한 짧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일본과 유럽 여러 나라가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일본에선 해조류를 가공하거나 첨가해 천연조미료나 묵·캔디·음료 등 다양한 저열량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단순가공 수준을 넘어 미용·화장품과 의약품·생리활성물질 등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미역·다시마의 경우 끈적끈적한 푸코이단 성분이 항암과 면역력 강화, 항알레르기 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의 한 기업은 모자반 등에서 노화방지 효능이 뛰어난 폴리페놀 물질, 씨놀을 추출했다.
해조류는 또 어패류에 산란장을 제공하는 등 바다목장 기능을 한다. 해양생태계 보전과 수산자원 회복에 큰 힘이 된다. 또 성장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산림이 갖는 효과의 5배에 달한다.
# 내년 완도서 첫 국제해조류박람회
해조류 산업 선점을 위해 전라남도와 완도군은 내년 4월 11일부터 5월 11일까지 완도군 해변공원 등에서 ‘2014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연다. 주제는 ‘바다 속 인류의 미래, 해조류를 만나다’. 기획재정부로부터 개최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로, 해조류를 테마로 한 세계 최초 박람회다.
국비 80억원과 지방비 70억원 등 150억원을 들여 미래관·생태관·식품관·산업관·기업관과 해조류 체험장을 꾸미고, 해조류에 관한 국내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해조류 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외국인 4만 명을 포함해 70만 명의 관람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해조류를 가지고 우리와 경쟁하던 일본과 중국이 각각 원전사고 후유증과 극심한 해양오염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국제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해조류에 대한 기회를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인이 즐겨 먹는 해조류]
김 비타민C 사과의 10배, 미역은 요오드 많아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해조류는 김·미역·다시마·파래·매생이·톳·청각 등이다.
가장 많이 먹는 해조류인 김은 비타민C가 사과의 10배, 비타민B1은 조기의 30배, 칼슘은 쇠고기의 100배나 들어 있다. 항혈전과 항콜레스테롤 등에 효과가 있다. 불에 구우면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은 피코에리트린이라는 붉은 색소가 청색의 피코시안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빛과 습기에 노출되면 피코시안과 클로로필(엽록소)의 분해가 빨라 붉은색으로 변하므로, 건조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미역은 식이섬유와 요오드·철분·칼륨·칼슘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중 요오드는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티록신의 원료가 되는 성분으로 신진대사를 증진시킨다. 옛날에는 ‘산후선약(産後仙藥)’이라 하며 출산 후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였다. 넓고 긴 미역을 좋은 미역으로 쳤다. 이를 ‘해산 미역’이라 부르며 값을 깎지 않고 샀다고 한다.
넓은 띠 모양인 다시마는 생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하지만 국물을 낼 때 많이 쓴다. 특유의 감칠맛은 글루탐산(단백질 구성 아미노산의 일종) 때문이다. 말린 다시마는 엽체가 두껍고 검은색에 약간 녹갈색을 띤 것이 좋다. 소화흡수가 잘 안 되고 배설되는 식이섬유, 알긴산이 풍부해 체내 중금속과 식품에 포함된 잔류농약, 불필요한 지방을 배출시키는 ‘스펀지 효과’가 있다.
톳은 일본인이 매우 좋아하는 해조류다.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찐 다음 말려서 수출한다. 줄기가 다육질의 원뿔형이며, 사슴꼬리와 비슷하다고 해 녹미채(鹿尾菜)라고도 불린다. 무침·냉국으로 먹거나 된장국에 넣고, 곡식을 섞어 밥을 짓기도 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나는 게 연하고 맛이 좋다.
매생이는 『자산어보』에서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 양식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고 해장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의 3배나 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선명한 녹색이면서 윤기가 있는 게 상품이다.
파래는 김과 비슷하며 푸른빛이 나 청해태(靑海苔)라고도 한다. 가운데가 비어있는 원통 모양 엽상체로, 바닷가의 조간대(潮間帶·만조 때 해안선과 간조 때 해안선 사이의 부분) 상부 특히 민물이 들어오는 곳에서 잘 자란다. 김 양식장의 김발에 착생하기도 한다. 다이메틸설파이드를 많이 가져 향기와 맛이 독특하다. 칼슘·칼륨 등은 김보다 5배가량 많다.
모자반은 외줄의 줄기에서 긴 가지를 많이 낸다. 저조선(低潮線: 가장 낮은 썰물 때의 수위 선) 부근 바위에 붙어 산다. 더운 물에 데쳐 양념을 해 먹는다. 연안에서 해중림(海中林)을 이루는 대표적인 해조다. 연안동물들이 먹이를 얻거나 산란하기에 적합해 환경 보존과 어업자원 확보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청각은 일본에서는 바닷속에 사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미루(ミル)라고 부른다. 가지는 사슴뿔 모양으로 갈라져 곧게 자란다. 감촉이 매끄러우며 빛깔은 검푸르다. 예부터 김치의 맛을 내는 재료로 썼다. 젓갈이나 생선의 비린내, 마늘 냄새를 중화시켜 뒷맛을 개운하게 하기 때문이다. 회충약으로 쓰이기도 했다.
이해석 기자
# 잎·줄기·뿌리 명확히 분화 하지 않은 엽상식물
순우리말로는 바닷말인 해조류(海藻類)는 흔히 바다 밑바닥이나 단단한 구조물에 붙어 자라는 거대조류(macroalgae)를 가리킨다. 육안으로 관찰할 수 있을 만큼 크다는 점에서 그렇지 못한 수중 단세포 생물인 미세조류(microalgae), 즉 식물성 플랑크톤과 구별된다. 또 겉보기에는 육상식물과 비슷하지만, 잎·줄기·뿌리가 명확하게 분화하지 않은 채 잎이나 띠 모양의 부드러운 엽상체 구조를 가진다. 이런 점에서 해초(海草·sea grass)와 구별할 수도 있다.
해조류는 빛깔 즉 광합성 색소에 따라 홍조류·녹조류·갈조류 등으로 나뉜다. 갈조류는 미역·다시마·톳·모자반·감태·뜸부기·실말 등이 있다. 홍조류는 김·우뭇가사리·꼬시래기 등을 말한다. 녹조류는 매생이·파래·청각 같은 게 있다.
우리나라 바다에서 사는 해조류 종류는 753종. 이 가운데 50여 종을 식용으로 채취한다. 채취한 후 바로 먹거나 건조 또는 염장 후 보관하면서 식품으로 썼다.
유럽을 비롯한 서양에서는 해조류에 대한 개념이 우리와 달랐다. 바다의 거추장스러운 존재 정도로 인식했다. 그래서 ‘바다의 잡초(sea weed)’로 통칭됐다. 종(種) 개념조차 없었던 거다. 그래서 가축사료로 사용했다. 수분 함량이 많고 유기질 덩어리인 점에 착안해 바닷가 농경지에 비료로 뿌리기도 했다.
전남 완도군 앞 바다에서 한 어부가 김 양식장에서 작은 배를 타고 김발을 살펴보고 있다. 전남 해역
에서는 우리나라 해조류 생산량의 80%가량이 나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 동아시아에서 주로 생산·소비
유엔식량농업기구(FAO) 통계에 따르면 세계 해조류 생산량은 해마다 늘고 있다. 2001년 972만t(30억 달러어치)이던 게 2010년엔 1901만t(57억 달러어치)이었다. 하지만 절대량은 많지 않다. 게다가 전체 생산량의 58.4%인 1109만t을 중국이 차지했다. 2010년 기준 인도네시아 392만t(20.6%), 필리핀 180만t(9.5%)에 이어 우리나라가 90만t(4.7%)을 생산했다. 이어 북한이 44만t(2.3%), 일본 43만t(2.2%), 말레이시아 21만t(1.1%), 아프리카 잔지바르가 13만t(0.6%)을 생산하고 있다. 세계 생산 통계에 올라 있는 국가 수는 31개 남짓이다.
생산과 소비의 대부분(98%)이 아시아, 특히 동아시아에서 이뤄지고 있다. 특히 중국·한국(북한 포함)·일본에선 양식이 발달했다. 세계 생산량의 67.6%를 이들이 차지하고 있다. 인도네시아·필리핀에서 생산된 해산물은 주로 사료·비료용이나 공업·의학 분야 가공용으로 쓰인다. 식용 해조류는 90% 이상을 중·한·일 3국이 양식하고 채취한다. 황은경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바이오연구센터 수석연구원은 “동아시아의 해양환경이 해조류 양식에 적합하다. 양식 기술의 경우 한국은 미역, 일본은 김, 중국은 다시마에서 앞서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은 완도서 가장 많이 생산
2011년 기준 우리나라 해조류 생산량은 99만2283t이고, 금액으로는 3812억원어치다. 미역이 39만4003t으로 가장 많이 생산했고, 김이 31만6428t으로 뒤를 잇는다. 하지만 생산금액 면에선 김이 2208억원으로 단연 앞서고, 미역이 757억원으로 한참 뒤다. 그리고 다시마 24만6701t(432억원), 톳 2t(173억원), 매생이 2179t(135억원), 모자반 2529t(52억원), 파래 6085t(50억원), 청각 1005t(6억원) 등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이 전남에서, 특히 완도군에서 35% 이상 생산하고 있다.
# 식용 외 산업 분야 활용도
해조류가 건강식재료로 평가받으면서 수요는 급증했다. 또 육지에서 얻을 수 있는 자원이 갈수록 바닥이 나고 있는 가운데 대체 자원으로 주목받으며 산업 분야 활용도도 높아지고 있다. 눈여겨볼 대목은 해조류를 이용한 바이오 연료 생산. 생물 발효와 추출 등 기법으로 만드는 에탄올·디젤 등 바이오 원료는 1세대(유채·옥수수·사탕수수 등)와 2세대(비식용작물인 목질계 섬유소) 재료의 경우 재배면적이 한정되고 수율(收率·투입량 대비 완성품 비율)이 떨어진다. 하지만 해조류는 재배면적 확보가 쉽고 수율도 높다. 재배주기 또한 짧다. 그래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유력한 대안으로 꼽히고 있다. 미국·일본과 유럽 여러 나라가 연구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일본에선 해조류를 가공하거나 첨가해 천연조미료나 묵·캔디·음료 등 다양한 저열량 식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런 단순가공 수준을 넘어 미용·화장품과 의약품·생리활성물질 등을 개발하고 생산하는 사업들도 진행되고 있다. 미역·다시마의 경우 끈적끈적한 푸코이단 성분이 항암과 면역력 강화, 항알레르기 작용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상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국내의 한 기업은 모자반 등에서 노화방지 효능이 뛰어난 폴리페놀 물질, 씨놀을 추출했다.
해조류는 또 어패류에 산란장을 제공하는 등 바다목장 기능을 한다. 해양생태계 보전과 수산자원 회복에 큰 힘이 된다. 또 성장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높아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효과가 있다. 산림이 갖는 효과의 5배에 달한다.
# 내년 완도서 첫 국제해조류박람회
해조류 산업 선점을 위해 전라남도와 완도군은 내년 4월 11일부터 5월 11일까지 완도군 해변공원 등에서 ‘2014 완도 국제해조류박람회’를 연다. 주제는 ‘바다 속 인류의 미래, 해조류를 만나다’. 기획재정부로부터 개최 승인을 받은 국제행사로, 해조류를 테마로 한 세계 최초 박람회다.
국비 80억원과 지방비 70억원 등 150억원을 들여 미래관·생태관·식품관·산업관·기업관과 해조류 체험장을 꾸미고, 해조류에 관한 국내외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우리나라 해조류 산업의 현주소를 확인하고 나아갈 방향을 찾는다. 외국인 4만 명을 포함해 70만 명의 관람객을 모은다는 계획이다.
김종식 완도군수는 “해조류를 가지고 우리와 경쟁하던 일본과 중국이 각각 원전사고 후유증과 극심한 해양오염으로 주춤거리고 있다. 국제박람회를 개최함으로써 해조류에 대한 기회를 우리가 선점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국인이 즐겨 먹는 해조류]
김 비타민C 사과의 10배, 미역은 요오드 많아
가장 많이 먹는 해조류인 김은 비타민C가 사과의 10배, 비타민B1은 조기의 30배, 칼슘은 쇠고기의 100배나 들어 있다. 항혈전과 항콜레스테롤 등에 효과가 있다. 불에 구우면 청록색으로 변하는 것은 피코에리트린이라는 붉은 색소가 청색의 피코시안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빛과 습기에 노출되면 피코시안과 클로로필(엽록소)의 분해가 빨라 붉은색으로 변하므로, 건조하고 어두운 곳에 보관해야 한다.
미역은 식이섬유와 요오드·철분·칼륨·칼슘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중 요오드는 갑상선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인 티록신의 원료가 되는 성분으로 신진대사를 증진시킨다. 옛날에는 ‘산후선약(産後仙藥)’이라 하며 출산 후 산모에게 미역국을 먹였다. 넓고 긴 미역을 좋은 미역으로 쳤다. 이를 ‘해산 미역’이라 부르며 값을 깎지 않고 샀다고 한다.
넓은 띠 모양인 다시마는 생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하지만 국물을 낼 때 많이 쓴다. 특유의 감칠맛은 글루탐산(단백질 구성 아미노산의 일종) 때문이다. 말린 다시마는 엽체가 두껍고 검은색에 약간 녹갈색을 띤 것이 좋다. 소화흡수가 잘 안 되고 배설되는 식이섬유, 알긴산이 풍부해 체내 중금속과 식품에 포함된 잔류농약, 불필요한 지방을 배출시키는 ‘스펀지 효과’가 있다.
톳은 일본인이 매우 좋아하는 해조류다.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찐 다음 말려서 수출한다. 줄기가 다육질의 원뿔형이며, 사슴꼬리와 비슷하다고 해 녹미채(鹿尾菜)라고도 불린다. 무침·냉국으로 먹거나 된장국에 넣고, 곡식을 섞어 밥을 짓기도 한다. 오독오독 씹히는 맛이 있다. 봄부터 초여름까지 나는 게 연하고 맛이 좋다.
매생이는 『자산어보』에서 ‘누에 실보다 가늘고 쇠털보다 촘촘하다. 국을 끓이면 연하고 부드러워 서로 엉키면 풀어지지 않는다. 맛은 매우 달고 향기롭다’고 소개하고 있다. 김 양식을 방해하는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다가 깨끗한 바다에서만 자라고 해장에 좋은 아스파라긴산이 콩나물의 3배나 되는 것이 알려지면서 찾는 사람이 급증했다. 선명한 녹색이면서 윤기가 있는 게 상품이다.
파래는 김과 비슷하며 푸른빛이 나 청해태(靑海苔)라고도 한다. 가운데가 비어있는 원통 모양 엽상체로, 바닷가의 조간대(潮間帶·만조 때 해안선과 간조 때 해안선 사이의 부분) 상부 특히 민물이 들어오는 곳에서 잘 자란다. 김 양식장의 김발에 착생하기도 한다. 다이메틸설파이드를 많이 가져 향기와 맛이 독특하다. 칼슘·칼륨 등은 김보다 5배가량 많다.
모자반은 외줄의 줄기에서 긴 가지를 많이 낸다. 저조선(低潮線: 가장 낮은 썰물 때의 수위 선) 부근 바위에 붙어 산다. 더운 물에 데쳐 양념을 해 먹는다. 연안에서 해중림(海中林)을 이루는 대표적인 해조다. 연안동물들이 먹이를 얻거나 산란하기에 적합해 환경 보존과 어업자원 확보에 중요한 구실을 한다.
청각은 일본에서는 바닷속에 사는 소나무라는 뜻으로 미루(ミル)라고 부른다. 가지는 사슴뿔 모양으로 갈라져 곧게 자란다. 감촉이 매끄러우며 빛깔은 검푸르다. 예부터 김치의 맛을 내는 재료로 썼다. 젓갈이나 생선의 비린내, 마늘 냄새를 중화시켜 뒷맛을 개운하게 하기 때문이다. 회충약으로 쓰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