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박태균 식품의약전문기자
안토시아닌·비타민C·프로사이아니딘이 베리의 3대 웰빙 성분이다. 안토시아닌은 껍질의 색소 성분이고 유해(활성)산소를 없애는 항(抗)산화 성분이다. 비타민C도 노화의 주범인 유해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비타민이다. 각종 질병에 대한 면역력도 높여준다. 프로사이아니딘은 유해세균을 죽이는 항균(抗菌) 성분이다. 이외에도 엘라그산·켐페롤·쿼세틴·카테킨 등 다양한 항산화 성분들이 들어 있다.
◆ 질병 예방=블루베리·라스베리·크랜베리·아사이베리 등이 암 예방 식품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립대학 연구팀은 베리 중 야생 블루베리의 항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베리는 심장병·뇌졸중 등 혈관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 항산화 성분인 안토시아닌과 비타민C가 혈관에 쌓인 유해산소를 제거한다는 이유에서다. 방광염 등을 예방하고, 재발률을 낮추는 데 유용한 베리도 있다. 크랜베리·블루베리 등이다. 눈 건강을 지키는 데도 이롭다. 안토시아닌이 로돕신(시홍)의 재합성을 도와 시력이 개선되고 밤눈이 밝아지는 것이다. 오래 PC 작업을 하거나 어두운 곳에서 책을 읽는 사람에게 간식으로 베리류를 권할 만하다.
◆ 먹는 방법=각종 베리에 함유된 비타민C는 오랫동안 물에 담가 씻거나 가열하면 파괴된다. 흐르는 물로 씻은 뒤 바로 먹는 것이 이상적이다. 꼭지를 떼고 씻으면 비타민의 손실이 크므로 먹기 직전에 꼭지를 딴다. 베리는 쉬 상한다. 물러지고 곰팡이가 피는 데 24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냉장고에 넣어둔 것이라도 2일 내에 먹는 것이 좋다. 냉동 보관하면 1년은 두고 먹을 수 있다. 생과 대신 주스·농축액을 사서 마실 때는 설탕을 적게 첨가한 것을 고른다. 베리류는 실온에 보관해야 맛과 향이 최고이므로 먹기 한두 시간 전에 냉장고에서 미리 꺼낸 뒤 섭취한다.
과다 섭취는 금물이다.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는 과당이 다량 들어 있어서다. 농약 잔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과일이라는 것도 약점이다. 수산(옥살산)이 많이 든 일부 베리는 신장결석 환자에게 금기 식품이다.
17세기 영국의 극작가 윌리엄 버틀러는 딸기를 과일 중 최고로 쳤다. 민간에선 치석이 있으면 딸기주스 양치액으로 입안을 헹구고 피부 미용을 위해 딸기를 얼굴에 문지르기도 했다. 딸기엔 충치 예방을 돕는 자일리톨이 들어 있으므로 디저트로 딸기를 먹는 것은 괜찮은 치아 건강법이다.
루비처럼 생긴 딸기는 영양계의 보석이다. 특히 100g당 비타민C 함량이 개량종은 71㎎, 재래종은 82㎎에 달한다. 비타민C의 하루 섭취 권장량이 100㎎이므로 예닐곱 개만 먹어도 권장량을 채운다. ‘피부 미인의 과일’, ‘피로 해소와 감기 예방을 돕는 과일’로 통하는 건 이 때문이다.
식이섬유의 일종인 펙틴이 풍부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는 데도 유익하다. 고혈압 환자·임산부에게도 좋다. 혈압 조절 미네랄인 칼륨, 기형아 출산을 예방하는 엽산(비타민 B군의 일종)이 많이 들어 있다. 단맛이 강하지만 의외로 열량이 낮다는 것도 매력이다. 100g당 열량이 35㎉(재래종은 26㎉)에 불과하다. 다만 예민한 사람에겐 두드러기 등 알레르기를 유발한다. 껍질에 있는 씨앗이 알레르기 유발 원인이다.
껍질 색은 대개 붉은색·핑크색·검은색이나 흰색인 것도 있다. 단것을 선호하지만 살찌기는 싫은 사람에게 추천할 만하다. 100g당 열량이 2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아스피린 성분과 수산이 들어 있으므로 아스피린 알레르기가 있거나 신장결석 환자는 섭취를 삼간다.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할 만하다. 동물실험으로 혈당 조절을 돕는다는 게 확인됐다. 식사 때 함께 먹으면 위암·위궤양 발생 원인으로 거론되는 헬리코박터균을 죽일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도 나왔다.
손으로 살짝 만져도 터질 만큼 껍질이 연하고 검붉은 과즙이 많아 2~3개만 먹어도 입 안이 금세 까매진다. 맛이 달아 아이들도 좋아한다. 4월쯤 파란 열매가 맺힌 뒤 점차 붉어지다가 익으면 검게 변한다. 즉시 먹는 게 최선이다. 급속 냉동하지 않으면 서너 시간만 지나도 곰팡이가 슬고 발효가 시작된다. 즙·막걸리·술·말린 것 등으로 다양하게 상품화되고 있다. 즙을 살 때는 오디의 함량, 냉동 오디를 구입할 때는 수확연도를 확인해야 한다. 오디의 서양 버전인 멀베리는 검은색과 흰색이 있다.
다이어트 용도로도 훌륭하다. 생과 100g당 열량이 52㎉, 지방 함량이 0.4g이다. 과육이 단단하며 푸른색이 선명하고 표면에 흰 가루가 균일하게 묻어 있는 것이 신선하고 상품이다. 붉은빛이 돌면 덜 익은 것이다. 탄력이 없고 물기가 많으면 과숙했다는 뜻이다. 냉장·냉동 보관할 때는 물에 씻지 말고 넣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