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스크랩] 나는 내 나이가 좋다.

colorprom 2013. 1. 9. 15:26




남은 시간 동안 나는
내 눈에 아름다운 것들
삶의 고달픈 구멍 가게들 하나하나
내 마음속 깊은 곳에 차곡차곡 담아 두어야겠다.
그러려면 조금 느리게
그리고 천천히 여유있는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는 삶의 자세전환이 필요할 것이다.
이런 마음을 왜 이제야 깨닫게 되었을까.
좀 더 일찍 깨달았더라면
더 많은 시간과 추억을 얻을 수 있었을 터인데...

<나는 내 나이가 좋다 156쪽>




요즘 침대 맡에 두고 잠들기 한 꼭지씩 읽는 책이 있다.
<나는 내 나이가 좋다>. 88세 이기옥 할머니가 쓰셨다.
88세에 글을 써서 책을 낸다는 것, 보통 일은 아니다.
더구나 그분의 글은 수필 이상의 잔잔한 감동이 있다.


나는 이순간의 나를 더없이 사랑한다.
내 마음 속에 아직은 추억을 즐길 여유가 있고
수능시험의 걱정도 자식들의 취직에서도
한 발 비껴 선 노인만의 한가한 여유가 있다.
많은 욕심들을 다 내려 놓은 홀가분한 마음이 주는 평화
그래서 나는 내 나이가 좋다.

누구나 노년을 맞이한다.
그 노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까.
홀가분한 평화를 누리되 일이 없어 무료해선 안되리라.

오늘 나는 내 발로 걸어서 장을 보러 가고
산책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행복하다.
아직 간을 맞출 수 있어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줄 수 있어 행복하고
맛있다고 먹어 주는 효자 자식들이 있어 행복하다.
오늘 나는 눈이 보여 그림을 그릴 수 있고 바느질을 할 수 있으니
이 또한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할머니는 수채화를 그리고 채소와 꽃을 가꾼다.
틈틈이 바느질을 하여 옷을 만들어 손주에게 입힌다.
또 시간이 나는 대로 글을 쓰신다.

할머니에게 인터뷰를 하였다.
-'아름답게 늙는 일 한가지만 알려 주세요.'

젊은이들에게 잔소리하지 않는거요.
그들이 겪어 보지 않는 얘기를 자꾸 할 이유가 없어요.
뒤는 산이 되든 바다가 되든, 저희들끼리 알아서 살게 놔두고,
우리는 오늘이 마지막 날인 양 열심을 다해 사는 거예요.

이기옥 할머니 마음이 아름답게 다가온다.
특히 바느질을 좋아하여 수를 놓고 퀼트에 푹 빠지고
또 전시회까지 여셨다니 참 존경스럽고 사랑스럽다.
나도 그분처럼 그렇게 나이 들고 싶다.
내게 주어진 삶을 감사하며, 죽는 순간까지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과 나누며 살고 싶다.
그런 작은 일에 소중함을 알고 살아 낸다면
인생은 세월을  비껴가는 것이 아니라
세월을 받아들이고 품어 내는
아름다움을 간직한 삶이 되리라 믿는다.




출처 : 어르신 사랑 연구 모임 (어사연)
글쓴이 : 바보신천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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