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나의 소설 같은 세상] [64]까맣고 노랗고 하얀 색이 다 중요한 세상 조선일보 김규나 소설가 입력 2020.06.17 03:12 김규나 소설가 "앵무새를 죽이면 죄가 된다는 걸 기억해라." 아버지가 죄라는 말을 한 건 그때가 처음이었다. 난 모디 아줌마에게 그 이야기를 했다. "아빠 말씀이 옳아. 앵무새는 우리를 즐겁게 해줄 뿐, 곡식을 축내거나 옥수수 창고에 둥지를 만들지는 않거든. 그저 온 힘을 다해 노래를 불러주지. 그래서 앵무새를 죽이면 죄라고 하셨을 거야."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중에서. 백인 경찰관의 과잉 진압으로 한 흑인이 죽었다며 인종차별을 반대하는 시위가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 그 와중에 미국의 백화점과 명품 매장, 우리나라 교민들이 운영하는 상점 수십 곳이 약탈당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