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이해찬 “우크라이나, 우리가 신세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
이해찬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26일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신세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충남 아산터미널웨딩홀에서 열린 당원 전국순회 특강에서
‘대한민국 이대로 괜찮은가’라는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대표의 발언은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을 비판하면서 나왔다.
그는 한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미국에 수십만 발의 포탄 이송을 진행 중이라는 미 월스트리트저널 보도를 언급하며
“그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순간 러시아가 우리를 보복하지 않겠나”라고 했다.
이어
“이런 짓을 (현 정부가) 겁도 없이 하고 있다.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했다.
그는
“제가 총리할 때 거기(우크라이나)에 공식 방문을 한 번 해봤는데,
우리가 신세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주로 농사나 많이 짓고 땅은 아주 비옥하다.
우리나라 물건을 오히려 사가야 하는 나라”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 전쟁에 끌려들어가서 우리가 얻을 게 뭐가 있는가.
이렇게 무분별하니까 외교도 안보도 걱정”이라고 했다.
우리보다 국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우크라이나에 도움을 줘봤자 얻을 게 없는 데
왜 지원하느냐는 취지로 해석됐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힘은 족보가 없는 사람들, 우리(민주당)는 정치 명문가”라고 했다.
그는 “민주당은 역사가 있다. 이승만 독재를 무너뜨리면서 시작한 당으로
신익희, 장면, 윤보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사진이 우리 당 대표실에 쫙 붙어있다”며
“저쪽은 붙일 사진이 뭐가 있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사진을) 붙일 수가 있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 거 보고 족보가 없는 사람들이라고 하는 것이고, 우리는 정치 명문가”라며
“우리가 자부심과 희망을 갖고 열심히 하면 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하기 위해선
대장동 50억 클럽과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이른바 ‘쌍특검’을 밀어붙여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윤 대통령이 쌍특검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면 정치적 수렁에 빠질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우리가 선거에서 유리해질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지난달 27일 본회의에서
쌍특검법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지정 안건을 강행 처리하면서,
오는 12월 본회의에선 특검법을 표결하게 된다.
이 전 대표는 “정치지형이 우리에게 유리한 것들이 많이 남았다”며
“대장동과 쌍방울 변호사비 대납 사건은 사라진 것과 마찬가지고,
이재명 대표는 법적으로 홀가분해졌다”고 했다.
[2]“우크라 도울 필요없다”는 이해찬, 6·25 참전국에도 그런 말 할텐가
[기자수첩]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상임고문이 지난 26일 민주당원 대상 강연에서
“우크라이나는 우리가 신세 질 게 아무것도 없는 나라”라며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말려들어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한국이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지원한다는 외신 보도에 근거해 현 정부를 비판하면서
“그 포탄이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는 순간 러시아가 보복하지 않겠나.
이런 짓을 겁도 없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고문은 민주당 정권에서 대통령 빼곤 다 해본 사람이다.
그런 그가 러시아의 보복은 무섭고,
우크라이나 참전으로 얻을 것은 없다는 식으로 발언한 것에 귀를 의심했다.
이 고문은 “우크라이나는 주로 농사나 많이 짓고, 우리나라 물건을 오히려 사가야 하는 나라”
라고 했다. 러시아가 힘의 논리를 내세워 약소국을 침공하며 국제질서를 흔드는 것을
못 본 척하겠다는 주장으로 읽힌다.
1950년 6·25전쟁이 발발하자
22개 국제연합(UN) 국가는 북한의 남침을 못 본 척 넘기지 않았다.
이들은 이 고문 표현대로라면 ‘겁도 없이’ 참전했다.
석유 한 방울 나지 않고, 희토류도 없고, 1인당 GDP는 67달러(1953년 기준) 수준인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해 대신 피를 흘렸다.
연인원 약 200만명이 참전해 약 14만명의 사상자를 냈다.
올해는 6·25전쟁 정전 70년을 맞는 해다.
오는 7월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은 22개 UN참전국이 동참한 가운데 거행된다.
기념식에 찾을 6·25참전용사와 참전국 정상이 이 고문 발언을 접할까 낯이 뜨겁다.
이들에게 겁도 없이 한국의 적화통일을 막아줘서 고맙다고 할 텐가.
이들이 ‘신세 질 것 없는’ 나라에 군대를 보내지 않았다면
대한민국은 지금 세계지도에서 사라졌을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질서가 힘이면 다 된다는 야만적 질서로 돌아가는 것을 용인할 것이냐는 질문을
세계에 던지고 있다.
강대국에 둘러싸인 한국 입장에서 이는 우리 안보와도 직결되는 문제다.
외교부 장관을 지낸 윤영관 서울대 명예교수는 최근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푸틴의 논리를 수긍하면
한국을 둘러싼 강대국들이 미래에 한국을 무력 침공하는 것을 합리화해주는 것이 될 것”
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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