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80] Maybe love’s the only answer
어쩌면 사랑만이 답일지 몰라

한때 광고 회사 임원으로 잘나가던 샘(빌리 크루덥)은
이제 선착장에 정박해 놓은 배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페인트공으로 살아간다.
샘은 과거 이야기를 일절 하지 않아서
동료 페인트공들이 샘의 과거를 두고 내기를 벌일 지경이다.
그는 아무런 의욕도, 욕심도 없이 매일 똑같은 일상을 반복한다.
마치 정처 없이 물에 가만히 떠 있는 배처럼.
이 영화의 제목 ‘러덜리스(Rudderless∙2014∙사진)’는
키를 잃은 배처럼 갈팡질팡하는 상태를 뜻한다.
지금 샘의 인생은 ‘러덜리스(rudderless)’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아들을 잃은 샘은
아들 조시(마일즈 헤이저 분)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조시가 생전에 작곡해 녹음한 시디들을 발견한다.
기타 소리와 함께 들리는 조시의 목소리.
“집으로 가려 하지만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
(Well I’m tryin’ to get home. But it feels like another life.)”
조시는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멀리 갈수록 더욱 알게 돼. 집으로 가고 싶다는 걸.
(That the further I go, the more that I know. That I wanna go home.)”
샘은 구석에 있던 기타를 집어 들고 조시의 노래를 불러본다.
그리고 어느 날 용기를 내어 단골 술집인 ‘트릴 태번’의 손님용 라이브 무대에 올라
조시의 노래를 부른다.
샘은 쿠엔틴(안톤 옐친 분)이라는 아이와 밴드까지 결성해
조시가 남긴 노래들을 부른다.
상처를 치유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법을 찾지 못하던 샘은 드디어 답을 찾았다.
“어딘가에서 이 노랠 듣고 있다면 같이 불러줘.
어쩌면 사랑만이 답일지 몰라.
(If you’re somewhere you can hear this song, sing along.
Maybe love’s the only answ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