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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The King’s Man)’

colorprom 2022. 6. 11. 15:24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74] Character is what you are

 

품성이 진정한 너란다

 

입력 2022.06.11 03:00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The King’s Man)’

 

1차 대전이 발발하고 영국의 젊은이들이 앞다투어 군에 자원하던 시절,

콘래드(해리스 디킨슨 분)는 시내에 나갔다가 사람들에게 비둘기 깃털을 하나 받아 온다.

아버지 옥스퍼드(레이프 파인스 분)의 반대로 전쟁에 나가지 못하고 비웃음거리가 된 콘래드는

이 모욕을 참아야 하느냐고 울분을 터뜨린다.

 

영화 ‘킹스맨: 퍼스트 에이전트(The King’s Man∙2020∙사진)’는

라스푸틴의 음모를 막으려 분투하는 영국의 비밀 결사 ‘킹스맨’의 이야기로

전편과 같은 영웅 서사의 모험담이다.

하지만 전형적인 영웅 서사라기보다

전쟁의 참혹함과 비인간성을 비극으로 풀어낸 작품이기도 하다.

 

전쟁 영웅으로 빅토리아 훈장을 수여받았던 옥스퍼드는

나이를 속여서라도 군에 자원하겠다는 아들을 말리며 경험담을 들려준다.

 

혈기왕성하던 당시의 옥스퍼드는 전쟁이 조국을 위한 싸움이라고 생각했지만,

곧 전쟁이란 행위 자체에 의문이 들었다.

“자기 조국을 지키려고 나섰을 뿐인 이들을 우리가 무슨 권리로 해치고

그들의 땅과 부를 빼앗는 것인가?”

 

전투를 거듭하며 쌓여 가는 공훈과 반대로 옥스퍼드의 마음은 조금씩 무너져내렸다.

“사람을 죽일 때마다… 내 안의 뭔가가 조금씩 죽어 갔단다.

(Every man I killed… I killed a piece of myself.)”

 

하지만 한창 젊은 콘래드는 아버지의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러곤 1년을 기다려 아버지의 동의 없이도 입대할 수 있는 나이가 되자

콘래드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전장으로 나간다.

 

전쟁은 그의 생각보다 참혹했고 가치 없는 것이었다.

겁쟁이라는 세상의 평판과 자신을 동일시했던 그는

이제야 아버지의 말을 조금씩 이해하기 시작한다.

 

“평판은 남들의 생각이고, 품성이 진정한 너란다

(Reputation is what people think of you. Character is what you a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