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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물상] 족집게 출구조사

colorprom 2022. 3. 11. 14:22

[만물상] 족집게 출구조사

 

입력 2022.03.11 03:18
 
 

대선 출구조사 적중을 두고

과학이자 예술의 경지” “무섭도록 정확한 족집게”라는 말이 나온다.

 

선거 막판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5%p 안팎 앞선다는

여론조사들이 쏟아졌는데

정작 출구조사는 윤 후보 우세가 오차 범위 내인 0.6%p일 것이라며

초박빙 승부를 예측했다.

 

고개를 갸우뚱하는 유권자들이 많았지만

실제 개표 결과는 0.73%p 차 윤 후보 승리로 출구조사와 불과 0.13%p 차이였다.

 

출구조사는 1967년 미국의 여론조사 전문가인 워런 미토프스키

CBS를 위해 켄터키 주지사 선거에서 처음 실시해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에는 대선에 적용해 대성공을 거뒀고

이후 여러 방송사가 출구조사 경쟁을 벌였다.

 

1980년 대선 당시에는 시간대가 다른 동부 지역에서 투표한 유권자의 출구조사 결과가

서부 지역 투표 시간에 보도돼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는 논란을 빚기도 했다.

 

투표를 마치고 나온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다는 점에서

출구조사는 여론조사보다 정확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출구조사에도 사전투표라는 변수가 생겼다.

사전투표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전투표자가 전체 투표자의 거의 절반에 육박한 이번 대선에서도

출구조사가 정확할지 의문이 있었다.

 

하지만 미리 전화 조사로 사전투표자들 투표 성향을 파악하고

여기에 선관위가 제공한 사전투표자 연령 성별 등 변수를 감안해 예측한 것이

적중했다.

 

▶국내 대선 출구조사는 1997년이 최초였는데

지금까지 당선 예측이 어긋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이번 정도는 아니지만 득표율도 비슷하게 맞혔다.

 

2017년 대선 출구조사에선 문재인, 홍준표, 안철수 후보에 대해

각각 41.4%, 23.3%, 21.8% 득표를 예측했는데

최종 득표율은 41.08%, 24.03%, 21.41%였다.

 

하지만 전국 250여 개 지역구 당선자를 맞혀야 하는 총선에선 번번이 빗나갔다.

 

1996년 총선부터 2012년까지 5회 연속 예측 의석수와 실제 결과가 달랐다.

출구조사에선 이겼으나 실제 개표에선 연거푸 패배한 후보들에겐

‘출구조사 다선 의원’이란 별칭이 붙기도 했다.

 

▶이번 대선에선 사전투표를 먼저 개표해 선거 초반에 이재명 후보가 크게 앞섰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출구조사와 같은 수치로 접근해갔다.

양측 지지자들 모두 마음 졸이며 새벽까지 이어진 이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대선 출구조사와 여론조사 중 어느 쪽이 더 정확한지 경쟁은

다시 한번 출구조사의 압승으로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