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일본] 일본의 쇄국

colorprom 2021. 11. 17. 15:10

[만물상] 일본의 쇄국

 

입력 2021.11.17 03:18
 
한국관광공사가 2021년 11월 14일 오후 도쿄 시나가와구에서 개최한 아시아나항공 기내식 체험 이벤트.
20대 1의 참가 경쟁률을 기록했다./조선일보 DB
 

‘나라 빗장을 걸어 잠근다’는 쇄국(鎖國)은 일본에서 온 한자어다.

일본의 통상거부 정책을 다룬 독일인의 논문에

일본 학자가 1801년 ‘쇄국론’이란 제목을 붙여 번역했다.

 

일본의 쇄국은 포르투갈 선박의 입국을 금지한 1639년부터 200년 넘게 이어졌다.

‘아시아 동쪽 끝 섬나라’라는 지리적 특성도 있어 오래 버텼다.

‘갈라파고스’에 비유되는 일본의 폐쇄성도 그때 밴 습성 때문이라는 해석이 있다.

 

▶일본의 쇄국이 얼마나 지독했는지 알려주는 지표가 인구의 1% 미만인 기독교인 비율이다.

16세기 일본은 아시아의 기독교 대국이었다. 신자가 15만명이었다고 한다.

그런데 17세기 들어 이 기독교인들이 일본 역사상 최대 규모의 난을 일으켰다.

막부의 살벌한 진압으로 가담자 4만여 명이 거의 목숨을 잃었다.

 

일본 기독교는 이때 결정타를 맞았다.

쇄국도 이때 시작됐다.

일본북한과 함께 기독교 탄압에 성공한 몇 안 되는 나라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일본 나가사키의 ‘데지마(出島)’라는 작은 인공섬은

쇄국 당시 서양인이 발을 댈 수 있는 유일한 일본 땅이었다.

그것도 반란 때 진압을 도운 네덜란드인만 허락했다.

신앙은 완전 봉쇄됐다.

그래도 네덜란드는 막부에 서구 지식을 열심히 전달했다.

일본이 풍부하게 보유했던 금은(金銀)을 교역으로 얻으려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200년을 쇄국했지만 한계는 분명했다.

 

일본이 옛날로 돌아간 듯하다고 한다.

코로나를 막겠다며 ‘모든 외국인 신규 입국 금지’라는 극단적 봉쇄 정책을

올 초부터 이어오고 있다.

교환학생이 일본을 가지 못해 한국에서 화상 수업을 듣고

주일 특파원이 한국에서 일본 관련 기사를 쓰는 일이 벌어졌다.

입국 자격을 얻고도 일본에 못 가는 외국인이 37만명이다.

문을 연다고 하고서도 찔끔 한다.

 

그런데 일본 안에선 별 반발이 없다고 한다.

일본이 북한과 닮았다는 소리를 듣는다.

 

▶요즘 일본의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하루 평균 200명 안팎. 15일은 79명이었다.

2만5000명을 넘나들던 석 달 전을 생각하면 같은 나라인가 싶다.

집단 면역, 유동인구 격감국경 봉쇄와 함께 이유로 꼽힌다.

바이러스 자연 소멸설까지 나왔다.

 

기적이라고도 하고, 미스터리라고도 한다.

잘한다고 해야 할 일이지만 예나 지금이나 쇄국의 한계는 분명하다.

 

사흘 전 도쿄에서 열린 한국 기내식 체험 이벤트에 참가하려는 일본인이 몰려

경쟁률이 20대1이었다고 한다.

많은 한국인도 일본행 비행기가 타고 싶을 것이다.

 

사람은 역시 왕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