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판자인양 친일판결, 나라 잃은 백성들에게 왜 죄 묻는가"
조선일보
입력 2020.08.17 01:33 | 수정 2020.08.17 08:32
김원웅 광복절 기념사에 반박 연설… 원희룡 제주지사 인터뷰
원희룡 제주지사는 지난 15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 참석하면서 '독립운동가들의 뜻을 이어받아 극일(克日)로 나아가자'는 취지의 연설을 준비했다. 그러나 원 지사는 이날 광복회 제주지부장이 대독(代讀)한 김원웅 광복회장 기념사를 듣고 "국민 편 가르기에 동의할 수 없다"는 내용의 즉석연설을 했다. "이승만은 친일파와 결탁했다"는 등의 김 회장 주장이 편향적이라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원희룡 제주지사가 15일 제주 조천체육관에서 열린 광복절 75주년 경축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제주도청
원 지사는 16일 본지 인터뷰에서 "김 회장 기념사 내용을 듣고 당장 연단으로 뛰쳐 올라가고 싶었지만 꾹꾹 누르고 연설로 반박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 등 여권 인사들은) 자기들이 역사의 심판자인 양 독단적인 친일 판결을 자행하고 있다"면서 "이는 역사 이념을 앞세운 독재나 다름없다"고 했다. 또 "역사에 대한 겸허한 자세로 공과(功過)를 함께 바라보면서, 국민 통합의 길로 가야 한다"고 했다.
원 지사는 제주도 광복절 경축식 분위기에 대해 "그 자리에는 6·25 참전 용사나 유족, 강정 해군기지 기동단장, 해병대 여단장 등 목숨 걸고 대한민국 안보를 지키는 분들이 앉아 있었다"고 했다. 그는 "그런 그들 앞에서 김 회장의 모욕적인 경축사가 나오는 것을 도저히 듣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고 했다. 원 지사는 일제강점기 때 일본군에 입대했느냐, 어떤 작품을 남겼느냐 등으로 친일 여부를 가르는 데 대해 "폭력적인 역사관이자 인간에 대한 오만"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친일파 재산 몰수와 같은 보훈 작업은 하면서도 균형적·통합적 시각에서 바라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원 지사는 김원웅 회장이 유신(維新) 시절 민주공화당 당료로 정당 활동을 시작해 5공 민정당에서 조직국장 같은 요직을 거친 데 대해 "자신을 바라보는 잣대의 10분의 1만이라도 단죄하자는 인사들에게 적용해 볼 수는 없겠느냐"고 했다. 이어 "나라 잃은 백성에게 왜 죄를 묻는가"라면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과거의 실패를 돌이켜보는 발전적인 역사관이 필요하다"고 했다.
원 지사는 "(정부·여당은) 지지율 떨어지다 보니 한일전(韓日戰)으로 몰고 가는 것이겠지만 이제 우리 국민도 식상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인 중에 '다시 일본의 속국이 되자'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젊은이들도 구호로만 반일 할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일본을 이겨내길 원하고 있다"고 했다.
제주도청은 내년 광복절부터는 광복회와 별도로 행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원 지사는 "국가 행사에서 김원웅씨의 정신착란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이야기를 다시 들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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