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판 커지는 코로나 팬데믹
조선일보
입력 2020.07.07 03:18
2015년 국내서 메르스가 한창 퍼질 때였다.
조사팀이 메르스 진원지였던 평택성모병원 병실 환기구를 살펴봤더니, 메르스 바이러스가 잔뜩 묻어났다.
바이러스가 2m 이내만 날아가는 비말(침방울) 외에 에어로졸 형태로 공기 중에 떠다녔다는 얘기다.
옆 병실로 줄줄이 전염됐는데, 공기 흐름과 경로가 비슷했다.
그 메르스도 코로나 바이러스 계열이다.
▶며칠 전 대전 초등학교서 같은 교실 맨 앞줄과 맨 뒷줄에 앉은 학생이 코로나에 같이 걸렸다.
그날 교실엔 에어컨을 틀었다.
이태원 클럽 집단 감염서도 비말 접촉으로 보기 어려운 광범위 전파가 있었다.
확진자와 마주친 적이 없는 노래방 옆방 손님이 감염된 적도 있다.
공기 전파 의심 사례들이다.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작은 비말이 공기 중에 머물다 전염이 일어날 수 있다"며 신중한 모습이지만,
밀폐 공간서 잠재 감염자와 같이 있을 때 공기 전염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벨기에는 인구 1100만명에 코로나 감염자가 6만2000여 명 나왔다.
확진자가 가장 많은 미국과 인구 대비로는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 비율이면 우리나라서 30만명 나온 셈이다.
벨기에에서 요양원을 중심으로 코로나 검사를 28만명 했더니,
감염자 넷 중 셋이 무(無)증상으로 나왔다. 거의 모든 연령대서 그랬다.
무증상 감염이 젊은 사람에게 많은 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다.
원인 모를 '깜깜이 감염'이 언제 어디서건 쏟아질 수 있다는 얘기다.
▶지금 코로나는 처음과 다른 변신한 놈이다.
바이러스는 감염자를 거치면서 유전자형이 조금씩 다른 형제 그룹이 나오는데,
초기에는 중국 우한발로 추정되는 S 또는 V그룹 이었다.
요즘은 GH그룹이 대세로, 전 세계가 같다.
GH그룹은 목 점막에 달라붙는 돌기 단백질이 발달해서 체내에 잘 침투한다.
목에서 증식되는 바이러스양도 2.6~9.3배 많다.
호흡기 질환이 강세를 보이는 겨울철에 접어든 남미서 감염자가 폭증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나마 독성이 세지지 않은 게 다행이다.
▶전 세계 코로나 사망자 54만명 중 80%가 노인이다. 바이러스판 고려장인 셈이다.
전파가 빨라져 지금 추세라면 내년까지 6억명이 감염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그렇게 되면 2년간 감염자가 5억명 나온 1918년 스페인독감을 뛰어넘는다.
발생 패턴도 1파·2파 시차를 두고 큰 물결이 오는 식이 아니라, 끝이 없이 계속되는 파도 형태다.
이제 수퍼 팬데믹 코로나와 벌이는 전쟁은 인내심 싸움으로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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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7/07/20200707000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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