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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폐렴]리더의 재난 메시지

colorprom 2020. 3. 20. 14:14



[만물상] 리더의 재난 메시지


조선일보
                         

입력 2020.03.20 03:18

2차 세계대전영국 윈스턴 처칠은 전쟁 공포에 떨던 국민 앞에서 열변을 토했다.
"영국은 약해지거나 실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신께서 내려주신 모든 힘과 능력을 동원해 극악무도한 독재자에게 대항할 것입니다.
우리는 절대 항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후에 노벨 문학상을 받은 문장가답게 처칠
간결하면서도 강렬한 메시지로 정치권을 단합시키고 국민에게 희망과 용기를 줬다.

어떤 평론가들은 "이 연설이 없었더라면 영국독일의 속국이 됐을지도 모른다"고까지 한다.

▶전시(戰時) 상황에서 리더의 메시지는 평시보다 몇 배 더 파급력이 있다.
국가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지금 코로나 사태라는 초유의 상황에서도 전 세계 지도자들은
저마다 다른 스타일로 국민에게 '전시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 성적표도 제각각이다. 

[만물상] 리더의 재난 메시지
독일 메르켈 총리의 '비관론'에 가까운 메시지는 오히려
"최악 시나리오를 감추지 않고 전달해 신뢰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는 "독일 인구 3분의 2가 바이러스에 감염될 수도 있고, 현 상황서 정부가 모든 걸 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런 '돌직구'로 현실적 대응에 나서도록 길을 제시해줬다는 것이다.
"이제 시작" "우리는 전쟁 중"이라고 수차례 반복하며 시민들의 각성과 책임감을 강하게 촉구한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의 대국민 담화 평가도 나쁘지 않다.
그의 탁월한 연설 능력도 한몫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조만간 바이러스 사태가 종식될 것"이라며 위험성을 과소평가하다
엊그제 돌연 "팬데믹이라고 하기 전에 이미 나는 팬데믹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얼굴빛 하나 안 바꾸고 이런 말을 하니 그의 말대로 정말 '안정된 천재'인가 보다.
그의 널뛰기에 주식이 폭락하자 투자자들 사이에선
"트럼프가 재선 포기하고 (돈 벌려고) 하락장에 풀베팅한 거 아니냐"는 푸념도 나온다고 한다.

영국 보리스 존슨 총리는 "호들갑 떨지 말고 견디자"고 하다가 "영화관, 펍도 가지 말라"고 180도 바뀌어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우리 정치 지도자의 메시지는 어땠을까.
"정부를 믿고 집단 행사 계속하라"
"중국은 운명 공동체" "중국의 어려움이 한국의 어려움"
"마스크 써라" "안 써도 된다" '짜파구리 파안대소' 등이 떠오른다.
긍정적으로 평가할 메시지도 있었겠지만, 국민들 염장을 지른 일이 워낙 뇌리에 깊이 박혀 상대적으로 묻힌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전으로 간다고 하는데, 나라를 바른 길로 이끄는 좋은 메시지가 나오기를 기대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3/19/2020031906819.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