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20.03.17 18:12
경기도 성남시 은혜의강 교회에서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49명 나왔다.
서울 구로구에 있는 한 보험회사 콜센터에서 확진자 129명이 나온 이래 수도권에서 가장 많은 숫자다.
경기도 부천에 있는 생명수 교회에서는 확진자가 15명이다.
이런 숫자는 화요일 오전까지 상황이다.
신천지 교회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따졌을 때 모두 7곳 교회에서 나온 확진자가 140여명에 이른다.
한곳 평균 20명씩 나오고 있는 셈이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개신교 교회가 약 5만7000곳쯤 있다.
지금 우리나라에는 개신교 교회가 약 5만7000곳쯤 있다.
계속 새로 생기거나 이사를 가거나 혹은 문을 닫거나 하기 때문에 정확한 숫자는 사실상 알 수 없다.
그런데 그중 열에 여덟, 그러니까 80% 정도는 신도들의 헌금으로 건물 임차료도 내기 버거운 ‘미자립 교회’다. 혹은 생긴 지 얼마 안 되는 ‘개척 교회’일 수도 있다.
이런 교회는 인터넷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장비를 갖추기가 힘들다.
또 이런 교회일수록 교인들의 헌금이 한 주일이라도 끊기면
건물 임대료는커녕 당장 목사들의 생계가 위협 받기도 한다.
이런 교회일수록 상당수가 도심에 있다.
이런 교회일수록 상당수가 도심에 있다.
예를 들어 5층짜리 상가 건물 가운데 2,3 층에 세를 들어 있거나, 혹은 지하실에 예배당을 차린 경우도 있다. 교인 숫자는 100명 안팎일 때가 많다.
교인들은 환기도 잘 안되고 비좁은 공간에서 예배를 드리고,
또 교회의 별도 공간에서 모두 함께 식사를 하는 경우도 많다.
이번 성남 교회의 경우 예배 공간이 35평 정도로 약간 큰 교실 넓이였다.
이곳에 100명이 모이면 당연히 2m 정도의 거리를 지킬 수가 없다.
집단 감염에 취약한 환경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또 교회 측이 예배에 참석한 신도들을 소독한다면서 입과 손에 일일이 분무기로 소금물을 뿌린 것이
감염의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또 작은 교회는 병원이나 요양원하고는 많이 다르다.
또 작은 교회는 병원이나 요양원하고는 많이 다르다.
병원·요양원의 고령 환자들은 일단 한 곳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고, 격리 조치도 쉽게 할 수 있는 반면,
교회 신도들은 뿔뿔이 흩어져 살고 있기 때문에 활동 반경이 넓다.
감염 확산의 위험이 그만큼 커진다는 뜻이다.
지금 천주교와 불교는 거의 모든 종교 행사를 중단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오늘 한 신문 사설은
‘일부에 국한된 일이기는 하지만 기독 교회들이 전 사회적 노력에 찬물을 끼얹고 있어 심히 유감스럽다’고
했다.
물론 천주교와 불교는 종교 교단 전체의 문화와 조직이 개신교 교회와는 많이 다르다.
천주교와 불교 종단은 중앙에서 방침을 정하면
전국에 있는 모든 성당과 사찰들이 일사불란하게 같은 행동을 취할 수가 있다.
그러나 개신교 교회들은 쉽게 말해 ‘독립 법인’ 비슷하게 꾸려지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중앙 교단 지도부에서 강제적으로 지침을 내려 일요일 예배를 전면적으로 중단하라고 밀어붙이기가
쉽지 않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원론적으로 말해서 종교의 자유는 보장되어야 한다.
중앙 정부나 지방 정부가 ‘행정 강제’ 같은 조치를 취해서 개신교 일요 예배를 물리적으로 봉쇄해서도 안 된다. 다른 종교도 마찬가지지만 기독교는 세속 권력의 온갖 탄압에도 불구하고
동굴 속에서, 지하에서, 비밀리에 자신들의 신앙을 지켜왔던 오랜 역사가 있다.
핍박과 환란이 닥칠수록 교인들끼리 더욱 한데 모여 예배를 드려야 한다는 믿음을 공유하기도 한다.
그래서 공권력을 가진 정부나 개신교 교회를 바라보는 사회의 분위기도 더욱 조심스러운 것이다.
결론은 이렇다.
중앙·지방 정부가 법적 근거를 내밀면서
개신교의 일요 예배를 전면적으로 봉쇄하는 강제적 조치에 나서기 전에
개신교 지도자들과 일선 교회의 목회자들이 이러한 상황을 십분 공감하고
자발적으로 방역 대책과 노력에 동참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또 하나의 위험 요소는 젊은이들이 술 마시면서 노래를 듣고 쇼를 즐기거나 춤을 추는 ‘클럽’이라는 장소다.
또 하나의 위험 요소는 젊은이들이 술 마시면서 노래를 듣고 쇼를 즐기거나 춤을 추는 ‘클럽’이라는 장소다.
나이트클럽, 라이브클럽, DJ공연클럽 같은 곳을 총칭하는 말이다.
술 마시는 영업을 강화하면 ‘감성주점’이라고 하기도 한다.
서울 강남, 홍대 앞, 이태원 등지에 흩어져 있는 이런 곳에
젊은이들이 빼곡히 들어차 춤을 추거나 다닥다닥 붙어 앉아 술을 마신다.
자신들은 젊고 건강해서 감염 위험성이 낮을 뿐만 아니라 설사 감염된다고 해도 증상이 거의 없다.
또 어제 현재 감염자 8236명 중 20대가 가장 많지만 사망자는 한 명도 나오지 않는 것처럼
자신들은 잃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젊은이들이 감염 상태로 부모, 가족, 친구, 직장 동료에게 바이러스를 옮길 수는 있다.
이 사람들은 춤을 추고 술집에 앉아 있을 때 마스크를 쓰는 일도 거의 없다.
손 씻기인들 제대로 할까
의심스럽다.
의심스럽다.
현재 유럽에서는 병원·약국·편의점을 제외한 이런 술집·공연장을 모두 폐쇄하는 나라가 많아지고 있다.
우리도 클럽이나 주점의 업주가 책임감 있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그리고 젊은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방역 대책에 동참해주어야 한다.
이런 상황으로 진행되지 않을 때는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우리는 전쟁 중이다"라고 선포했다.
프랑스의 마크롱 대통령은 어제 "우리는 전쟁 중이다"라고 선포했다.
화요일 정오부터 ‘국민 이동 제한’을 실시한다고 한다.
그런데 프랑스 정부가 주점 영업을 중지하겠다고 하자
일부 사람들은 마지막 술 파티를 벌이기도 했다고 한다.
코로나 사태로 사회적 상식과 가치관이 흔들리는 ‘혼돈의 유럽’을 노출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연방준비제도가 ‘제로 금리’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연방준비제도가 ‘제로 금리’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월요일 다우존스가 ‘3000포인트’ ‘13%’가 떨어지는 대폭락을 기록했다.
"연준 바주카포도 못 박은 코로나 공포"라고 했다.
중국은 지난 1~2월 산업생산 증가율이 –13.5%를 기록, 통계 작성한지 30년 만에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이탈리아 신문들의 부고란은 평소에 많아야 3페이지 정도인데,
어제는 부고란이 무려 11페이지나 펼쳐졌다고 한다.
미국과 유럽은 경제활동이 거의 마비 상황에 이르렀고,
"중앙 정부가 아무리 돈다발을 풀어도 바이러스를 치료하지는 못한다"는 공포가 극도로 퍼지고 있다.
정은경 한국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정은경 한국 질병관리본부 본부장은
"코로나 장기전(長期戰) 대비해서 매뉴얼을 이달 말까지 준비할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각자 시청자들께서도 장기전의 마음가짐과 대비태세를 갖춰야 할 것 같다.
완전히 끝날 때까지는 절대로 끝난 게 아니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된다.
*조선일보 김광일 논설위원이 단독으로 진행하는 유튜브 ‘김광일의 입’, 상단 화면을 눌러 감상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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