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지적인 낙관주의자 (백영옥, 조선일보)

colorprom 2020. 2. 29. 15:08

[백영옥의 말과 글] [138] 지적인 낙관주의자


조선일보
                         
  • 백영옥 소설가
             
입력 2020.02.29 03:14

백영옥 소설가
백영옥 소설가



코로나 19의 확진자가 600명이 넘었다는 기사를 봤을 때, 미세 먼지 수치는 20을 넘지 않았다.

간만에 보는 '좋음' 수치였다.

하지만 마스크 없이 밖을 나갈 수 없으니 다행이라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절망이 가득한 요즘 옌스 바이드너의 책 '지적인 낙관주의자'에서 인상적인 연구 결과를 발견했다.

"독일이라는 국가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전망한 독일인은 28%에 불과했지만,

개인사와 관련해서 63%가 좋은 일이 생길 거라고 예상했다. …

공공장소에서 비관주의자인 불평꾼도 사생활에선 낙관주의자일 수 있다."

가령 회사 임원이 결정한 내용을 직원이 일방적으로 수용할 때보다

함께 사안을 결정할 때, 직원들의 낙관성은 올라간다.


하지만 사생활은 다르다.

이사부터 휴가까지 자신이 직접 결정, 실행, 책임까지 져야 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모든 걸 컨트롤할 수 있을 때, 사람들의 낙관성은 올라간다.

심지어 그 일이 잘 안됐더라도 잘됐다고 느끼려는 경향이 크다.

개학은 연기됐고, 마트는 폐쇄됐으며, 코스피 지수는 폭락했다.

하지만 이런 것들은 우리가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러니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그것'을 찾아 행동해야 한다.


지적인 낙관주의자는 물이 반 컵이나 차 있으니 됐지 않느냐고 말하는 사람이 아니다.


저자

"현실론자라면 그 컵을 다시 조사할 것이고,

항공 엔지니어라면 이 컵이 실제 필요보다 두 배 더 크니 크기를 줄여 무게를 덜어보자"고 제안할 것

이라 말한다.

이렇듯 회의적 시각을 포함했을 때 낙관주의는 제대로 작동한다.

"질병은 초기에는 진단하기 어렵지만 치료하기는 쉽고,

시간이 경과한 후에는 진단은 쉬우나 치료가 어려워진다."

마키아벨리의 이 말이 자주 떠오르는 요즘이다.

우울한 비관론으로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고,

근거 없는 낙관론은 세상을 큰 혼란에 빠뜨린다.


중요한 건 현실을 직시하는 판단력이다.

손을 씻고 마스크를 쓰자. 나부터 보호해야 한다. 그게 우리 모두를 지키는 일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28/202002280368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