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정보전쟁]당한 나라만 바보 '루비콘'

colorprom 2020. 2. 13. 14:21



[만물상] 당한 나라만 바보 '루비콘'


조선일보
                         
             
입력 2020.02.13 03:18

2017년 미 백악관국토안보부가 동시에 나서 러시아 백신회사인 카스퍼스키랩 퇴출을 지시했다.

전 세계 4억명이 사용하는 이 회사 소프트웨어를 모든 연방정부 네트워크에서 삭제하라는 것이다.


국토안보부는 "카스퍼스키랩러시아 정보·정부 기관과 연계돼 있다"고 했다.

'백도어'(해킹 프로그램)로 미 정부·기업 정보를 빼내 러시아 당국에 넘겨주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 창립자가 냉전 시절 KGB에서 전자신호 정보 부문 훈련을 받았다는 얘기도 정부에서 흘러나왔다.


▶지난달 트럼프 미 대통령은 존슨 영국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분노를 쏟아냈다.

영국이 5G 사업에 중국 화웨이를 배제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직후였다.

"트럼프의 기절할 듯 화난 어조에 대화가 어려울 정도"였다고 한다.


미국카스퍼스키랩과 같은 이유로 '화웨이 보이콧'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화웨이를 사실상 '중국 정부 기업'으로 규정한다.


법무장관은 엊그제 중국군 소속 해커들을 기소하면서

"중국은 수년 동안 미국의 민감한 자료에 게걸스러운 탐욕을 보여왔다"고 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중·러의 정보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미국

수십 년간 동맹·적국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정보를 빼냈다는 폭로가 미 언론을 통해 나왔다.


CIA가 1970~2018년 유명 암호장비 회사를 몰래 소유하고,

이 회사 장비를 쓰는 한국 등 120개 '고객 국가'의 기밀 통신을 들여다봤다는 것이다.

'루비콘'이라는 이름의 이 작전은 미 CIA사(史)에 '세기의 정보 쿠데타'로 묘사될 만큼

기간·대상·규모가 방대하다.


1978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 협상

이집트 대통령의 본국 통신 내용도 '루비콘'을 통해 모두 파악했다고 한다.


▶세계 주요국들이 사활을 건 첩보전을 벌인다는 것은 비밀도 아니다.

사이버 세상은 땅·바다·하늘·우주에 이어 다섯째 전쟁터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매일 아침 미 대통령 책상에 올라가는 정보 리포트 내용 중 80%는

사이버해킹으로 취득한 것이다.

2010년에는 미 NSA가 우방인 독일 총리를 포함해 35개국 지도자를

수십년 동안 도청 및 해킹해 왔다는 사실이 위키리크스 폭로 로 알려졌다.


▶'루비콘'에 대해 미 정보국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미국 정책 결정의 값진 정보 원천이기 때문에 전혀 거리낌이 없었다"고 했다.

지금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루비콘'이 2018년 중단된 것은 더 발전된 해킹 프로그램으로 대체됐다고 보는 게 합리적이다.


첩보 세계에 '친구'는 없다.

당하는 나라만 바보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바보인가, 아닌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12/20200212039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