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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한 폐렴' 對 '미국 독감'

colorprom 2020. 2. 5. 13:14



[만물상] '우한 폐렴' 對 '미국 독감'


조선일보
                         
             
입력 2020.02.05 03:12

2003년 사스 사태 때 한 미국 방송이

"사스는 실수로 실험실에서 유출된 중국의 생물무기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소개했다.

'자연계에서 일어날 수 없는 두 바이러스의 조합' 등 분석도 덧붙였다.


그러자 중국 네티즌들은

"사스가 중화권에 심각한 피해를 입힌 반면 미국·유럽은 별 타격이 없다"며

거꾸로 '미국 생물무기설'을 퍼뜨렸다.


미·중은 바이러스를 놓고도 전선(戰線)을 형성한다.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으로 미·중이 또 얼굴을 붉히고 있다.

미국이 우한 총영사관을 다른 나라보다 먼저 폐쇄하고 중국 체류자 입국을 금지하자,

중국은 "미국이 과민 반응으로 오히려 혼란을 부추긴다"고 발끈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독감 피해를 걸고넘어졌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 내에서 독감으로 1만여명이 사망한 반면

신종 코로나는 361명의 사망자(2일 기준)가 있을 뿐"이라고 했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실제 미국의 독감 상황이 심각한 것은 맞는다.

최근 10년간 최악이라고 한다. 2000만명이 감염됐고 사망자 수도 계속 늘고 있다.

일부 주에서는 휴교령이 떨어지고 헌혈을 금지했다.


언론은 "독감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65만명의 사망자를 낸다.

현재로선 미국에서 독감이 신종 코로나보다 더 큰 위협"이라고 했다.


단순히 사망자 숫자만 놓고 보면 중국 주장이 그럴듯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의학적으로 둘은 차원이 다른 위협이다.


독감은 원인·전파경로가 다 파악돼 있는 데다 예방 백신이 있어 통제가 가능하다.

다만 너무 흔하기 때문에 사람들이 가볍게 생각하다 피해를 키운다.

미국 독감 예방접종률도 50~60% 수준이다.


반면 우한 폐렴은 모든 게 깜깜이고 당연히 백신도 없다. 얼마나 더 퍼질지 모른다.

치사율도 독감이 0.05%인 반면 우한 폐렴은 2~4%로 훨씬 높다. 세계가 공포에 떠는 이유다.


미국 내 독감은 그 자체로 큰 문제이지만,

중국이 이를 빌미로 미국의 신종 코로나 대응을 문제 삼은 건 초점이 어긋난 것이다.


▶한 민주당 총선 후보가

"미국 독감으로 만 명이 사망했는데 그러면 미국과 미국인을 혐오하고 비하해야 하느냐"고 했다.

중국 혐오를 멈추라며 든 비유이지만 차원이 다른 두 질병을 같은 선상에서 비교할 일은 아니다.


'우한 폐렴'은 중국 혐오를 조장한다며 '신종 코로나'로 고쳐 쓰는 사람들이

굳이 '미국 독감'이란 말을 쓰는 이유도 궁금하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20/02/04/2020020403868.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