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 투표권에 이의 있어 포퓰리즘 면역 항체가 없는 나이
'買票 파티'에 동원되지 않을까 '꼰대' 소리 들어도 잔소리할밖에
앞으로 선거법을 고쳐서 18세부터 투표권을 준다는데 맘에 차지 않는다.
지난 몇 년간 목격해온 '한국적' 정치 풍토에서는 '망할 놈의 선거'란 탄식이 절로 나온다.
이런 선거는 선거가 아니라 차라리 '매표(買票) 파티'다. 매관매직처럼 해롭다.
'연동형 비례대표'가 아니라 '연동형 현금 살포'가 될지 모른다.
금수저 젊은이와 '로또 분양'을 경쟁하다 지친 꼰대 가장(家長)들이
이제는 생애 첫 투표를 하는 애송이와 세대 전쟁을 벌인다.
단돈 천원 한 장 세금 내본 적 없는 너희 눈엔
해마다 수백만~수천만원씩 소득세 내는 '꼰대 유리지갑'이 만만해 보이는가.
아서라.
영화 '은교'의 대사는 명문장이다.
"너희 젊음이 너희 노력으로 얻은 상이 아니듯, 내 늙음도 내 잘못으로 받은 벌이 아니다."
서유석도 노래한다.
"너는 늙어봤냐, 나는 젊어봤단다."
저들이 기어코 '깜깜이 선거법'을 밀어붙인다면,
이참에 투표의 4대 원칙(보통·평등·직접·비밀)도 바꾸자 하고 싶다.
일정 나이가 되면 모두에게 1인당 1표씩 투표권을 주는 게 미래에도 정답일까.
내가 미치지 않은 이상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들까.
차라리 12명으로 구성된 '현자(賢者) 회의'가 통치하는 나라에서 살고 싶다.
정권의 폭주를 막는 방법은 선거밖에 없다는 것,
그러나 역설적으로 선거가 나라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
그 사이에 끼여 탄식밖에 할 게 없는 현실이 나를 절망케 한다.
잔소리 많은 나이 든 남자를 헐뜯는 말로 '꼰대'란 단어가 생겼다고?
천만에. 비뚤어진 학생을 그냥 보아넘기지 않고 바로 고쳐주시던 선생님을 그리 불렀었다.
꼰대를 조롱하는 과자 이름까지 등장했다지만, 젊은이들은 꼰대의 잔소리 덕분에 큰 줄 알아야 한다.
꼰대 아빠는 잔소리만 한 게 아니다.
너희가 어디 가 있든 하루에도 여러 번 "밥은 먹었냐?"고 물었고,
너희가 늦게 귀가하는 새벽 한두 시까지 현관문 열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컴컴한 안방에 뜬눈으로 누워 있었다.
'미친 정치인'들이 너희가 가진 알량한 표 때문에 아첨한다.
영혼을 팔지 말고 선거 똑바로 해라.
다만 '늙은 꼰대가 타고 있어요' 같은 스티커는 사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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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의 시각] 좌파 일색 선거 교육 토론회손호영 사회정책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