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테는 말이야(Latte is a horse)." 이 말을 즉시 이해할 수 없다면 안타깝게도 '꼰대'일 가능성이 크다.
"세상 참 좋아졌어. 나 때는 말이야"라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는 5060 기성세대를 풍자하는 2030 '생활 용어'다. 이 말을 소재로 한 보험 광고는 지난봄 이후 유튜브 조회 수 750만건 이상을 기록했다.
만화·과자 등 각종 상품까지 출시되고 있다.
자신의 경험과 신념만을 '절대 진리'로 생각하고, 상대와 타협하지 않고 가르치려고만 하는 기성세대를
젊은이들은 '꼰대'라고 부른다.
영국 BBC는 지난 9월 '오늘의 단어'로 우리말 '꼰대(Kkondae)'를 선정하면서
'자신이 항상 옳다고 믿는 나이 많은 사람'이라고 했다.
뉴질랜드의 한 20대 의원은 연설 중 야유를 퍼붓는 한 베이비부머 의원에게
"오케이, 부머(됐어, 꼰대)"라고 응수했다.
올해 전 세계 시대정신이 '꼰대 타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요즘 한국 정치권 상황을 보면 마치 '꼰대력(力) 경연대회'를 감상하는 듯하다.
최근 '선거법 난장판'이 단적인 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군소 정당들은 자기네들이 발의한 선거법 개정안 원안에 대해
"합의가 되지 않았다"면서 표결을 거부했다.
그 과정에서 군소 정당들은 '연동률 캡' '석패율제' '후보 이중등록제' 같은 온갖 기묘한 제도를 논의했다.
그 결과, 기득권 중진 의원들의 자기모순적 '밥그릇 챙기기'라는 비아냥을 사고 있다.
자유한국당은 지난 16일 이런 '누더기 선거법'을 막겠다며 지지 세력을 동원해 국회를 아수라장으로 만들었다. 5060 시위대는 20대 의경들에게까지 "빨갱이 똘마니"라며 욕설을 퍼부었다.
법치(法治)와 공권력을 중시하는 보수의 가치를 스스로 허물어뜨렸다는 탄식이 나왔다.
대화와 타협은커녕, 종교전쟁이나 사화(士禍)를 벌이듯 싸우는 국회 모습에
2030은 '극혐'이라고 하고 있다. 시대정신을 거스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회는 '꼰대의 전당'이다.
30대에 국회에 입성했던 민주당 586들은
'진보 꼰대'라는 비아냥에도 "아직 할 일이 남았다"며 용퇴를 거부한다.
청와대 수석, 장관, 도지사, 시장 등을 지낸 '고관대작' 출신 한국당 의원들은 보신에 여념이 없다.
6선의 74세 국회의장은 50세가 다 된 아들에게 지역구를 넘긴다며 "내 아들은 커리어를 갖췄다"고 한다.
그 국회의장 을 끌어내리겠다는 제1 야당 대표는 국회의원에게
"내가 말하는데 조는 사람이 있다"고 훈시한다.
요즘 국회의 젊은 보좌진·당직자들은 "좌우를 둘러봐도 온통 꼰대뿐이라 숨이 막힌다"고 한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20대 무당층은 30~40%를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내년 총선에 '꼰대타파당' '라테당' 같은 정당이 등장해 돌풍을 일으킬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