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이승만·박정희는 반역자?… 대법원 '백년전쟁' 판결 유감 (김형석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9. 12. 7. 14:32



이승만·박정희는 반역자?… 대법원 '백년전쟁' 판결 유감


조선일보
                         
  •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
      
입력 2019.12.07 03:00

[아무튼, 주말- 김형석의 100세일기]

일러스트=이철원
일러스트=이철원
아침 신문에서 대법원 판결 내용을 읽으며 내가 대학에 있을 때 친구 교수들과 나눈 얘기가 생각났다.

같은 학과에 있다가 교육부 장관을 지낸 E 교수의 말이다.
"동양철학을 전공하는 교수들은 공자, 맹자보다 훌륭한 사상가는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데,
서양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은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보다 많은 후배 학자들이 앞서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가 2000년 이상 지났기 때문이다."

그 얘기를 들은 신과대학 S 교수는
"기독교계 지도자들은 구약의 정의로운 하느님보다 신약의 사랑의 하느님을 깨닫지 못해,
교회 안 분열과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고 고백했다.
구약은 정의의 규범이 중요한 민족신앙이지만,
신약은 인간애의 질서를 위한 인류신앙임을 망각하기 쉽다는 걱정이었다.
"정의만 믿고 사랑을 모르는 사람은
윤리와 인간애의 존귀성을 배제한 독선적이고 배타적인 교만에 빠져
정의를 내걸고 행복의 질서까지 파괴한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은혜를 갚는 것은 선이고 원수를 갚는 것은 의무라는 관념 때문에 편 가르기를 일삼는다.

있어서는 안 되는 분열적개심을 만들기도 한다. 끼리끼리 작당하면 망국의 역사까지 만든다는 것이다.


잘못된 종교의 불행도 마찬가지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갚으라'는 구약과 코란의 교훈 때문에,

두 민족은 2000년에 걸친 분쟁과 적대관념을 넘어서지 못한다는 탄식이었다.

그런데 우리 사회정치계의 현실은 어떤가.

모든 사회와 공동체에는 상식이 통해야 한다.

전 정부가 남겨준 것 중에 좋은 점은 계승하면서 개선해 나가야 한다.

그것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길이다.


그런데 우리는 현 정부의 업적을 위해 지난 정부의 업적을 훼손시키려 한다.

정권이 바뀔 때는 더 심해진다.

적폐 청산 같은 개념으로 과거의 업적까지 파괴해 버리고 또 다른 적폐를 만든다.

뒤따르는 시련과 고통은 국민이 감수해야 한다.


법을 바꾸면 된다고 쉽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그 법 때문에 선한 질서가 무너지면 그 병폐는 국민들의 생활 질서까지 파괴할 수 있다.

국제 문제도 그렇다.

한·일 과거사 문제는 건설적인 미래 창출로 해결해야 한다.

우리 정부와 아베 정권은 과거 100년 때문에 미래를 파괴하는 과오를 범하고 있다.

주변에서 보좌하는 사람들도 공동 책임을 져야 한다.

불은 당사자들이 질러놓고 진화는 국민에게 맡기는 식이다.

정권을 위해 100년의 역사를 이용하는 불행이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많은 국민은 무엇 때문에 친일파 명단을 만들어 발표했는지 이해 하기 어렵다.

그들의 애국적인 업적은 묻어두고 국가적 반역자로 심판할 특권은 누가 주었는지 모르겠다.


이번에 대법원에서 이승만박정희를 친일파로 판결한 일도 그렇다.

후일에 사법부의 후배들과 역사학자들이 어떤 비판을 내릴지 걱정이다.

그런 판결을 대법원이 할 수 있는지도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의도가 있었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6/2019120601900.html



이을문(42****)2019.12.0816:48:25신고

대법관 여러분에게 자유롭게 공부할수있는 면학환경과 경제환경을 제공한 거룩한분이
이,박 전 대통령이란 생각 한번쯤 안해보셨나요?
귀하들이 공산, 사회주의 환경속에서도 오늘이있을까?....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2/06/2019120601900.html



'백년전쟁' 판결, 독이 든 史觀을 대법원이 인정해준 것


조선일보
                         
             
입력 2019.11.26 03:01

[김기철의 시대탐문] [2]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

'백년전쟁'은 대한민국을 부정… '이승만은 괴뢰' 내보낸 KBS는 독이 든 유해식품 선전해준 꼴
'적폐청산'은 역사의 정치도구화… 586세대 잘못가르친 나는 罪人

여든셋 원로 역사학자는 검은색 패딩에 작은 배낭을 메고 들어섰다. 25일 오전 11시, 약속 시각 정각이었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작심한 듯, 대법원의 '백년전쟁' 판결을 비판했다. 대법원은 며칠 전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 영상을 제재한 방송통신위원회 결정이 위법이라며 원심 파기 결정을 내렸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작이나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이인호 서울대 명예교수는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 중 하나는
조작이나 선동에 휘둘리지 않도록 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박상훈 기자
―대법원 판결이 왜 문제인가.

"대법원은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헌법의 가치를 수호하는 기관이다. 그런 대법원이 대한민국을 세우고 발전시킨 두 지도자를 민족 반역자로 낙인찍은 방송에 손을 들어줬다. 독이 들었어도 음식은 음식이니 국민에게 선전해도 좋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을 폄훼하는 사관(史觀)을 대법원이 앞장서 인정해준 것이다."

―대법관들은 '백년전쟁'이 공정성과 객관성을 갖추고 있다고 봤다.

"그 시대를 산 시민이자 역사학자로서 이승만·박정희 전 대통령을 다룬 백년전쟁이 객관성과 공정성을 갖췄다고 볼 수 없다. 거짓과 날조로 악의적으로 구성됐다. 그 시대를 살아본 사람이나 역사를 조금이라도 공부한 사람은 안다."

―이승만·박정희를 비판할 수도 있지 않나.

"비판의 권리를 부정하는 건 아니다. 새 자료에 입각한 다큐라고 주장하면서 사실을 왜곡하고 거짓을 말하는 게 문제다. 나도 박정희 쿠데타에 대해 비판적이었다. 이승만도 결함이 있고, 정적이 많은 정치인이었다. 하지만 이승만을 하와이 깡패라고 부르며 범법자로 구속됐다고 사진까지 꾸며서 올리는 것 같은 악의적 날조는 용납할 수 없다. 사료에 기초한 듯하면서 내용을 왜곡해 더 악랄하다."

이인호 교수는 러시아사를 전공한 학자다. 하버드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고려대·서울대 교수를 지냈다. 한국서양사학회 회장을 지낸 원로 역사학자다. 김영삼·김대중 정부에서 주핀란드·주러시아 대사를 역임한 첫 여성 대사이기도 하다. 국제교류재단과 KBS 이사장을 지냈다.

―2013년 청와대 오찬에서 '백년전쟁' 문제를 제기했다가 친여(親與) 지식인으로 몰렸다. 이듬해 KBS 이사장으로 국정감사를 받으면서 역사관이 편협하다는 공격도 받았다.

"해방과 6·25를 겪은 국민 90%는 내 역사관에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태극기 앞에 설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동의하는 역사관을 갖고 있다고 했다."

―어떤 역사관인가.

"이승만과 박정희를 친일파, 독재자, 미국의 꼭두각시로 못 박은 '백년전쟁'은 대한민국을 파괴하려는 공산 진영의 주장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지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 이승만은 1919년 임시정부 대통령으로, 1948년 대한민국 건국 대통령으로 뽑힌 인물이다. 그가 친일파였다면 당시 독립운동 세력과 해방 이후 선거에서 이승만을 찍은 국민은 바보였을까. 당시를 살았던 앞 세대의 선택에 대한 존경심이 너무 없다. 박정희도 쿠데타로 집권해 절차적 정당성을 어긴 점은 비판해야 한다. 하지만 그는 혁명 공약으로 내건 안보·경제성장을 거의 다 이뤘다. 2차 대전 독립국 중에 우리처럼 발전한 나라가 어디 있나. 대한민국은 두 지도자를 빼곤 얘기할 수 없다."

―대법관 의견이 반반으로 나뉘었는데, 김명수 대법원장이 손을 들어줘 7대6으로 원심 파기 판결이 내려졌다고 한다.

"이 정부에서 임명된 대법관 2명이 '백년전쟁'에 반대하는 의견을 낸 걸 주목하고 싶다. 어떤 제도든 그 속에 몸담은 사람의 판단과 역할이 중요하다는 걸 일깨워줬다."

―'백년전쟁'은 왜 위험한가.

"대한민국을 세운 지도자들을 친일파로 몰아붙이고 반(反)이승만 세력은 애국자로 간주하는 의도가 문제다. 대한민국은 태어나선 안 될 나라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만든 영상 아닌가."

―KBS는 지난 3월 "이승만은 미국의 괴뢰" "국립묘지에서 파내야 한다"는 김용옥 강의를 방송했다.

"공영방송이 독이 든 유해 식품을 선전하고 광고해준 꼴이다."

―1980년대에 대학을 다닌 '586세대'가 이 정부의 주축이다. 이 세대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해 비판적이고, '반미(反美)' '반일(反日)'에 친숙하다.

"이들은 어떤 의미에선 피해자다. 군사정권과 정치 투쟁 하느라 제대로 공부하지 못했다. 스탈린 사망 후 소련 공산당조차 심각하게 날조됐다며 스스로 폐기한 당사나 혁명 이론을 축약한 교재로 공부했다. 대학 4년은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시기다. 자기를 뛰어넘어 객관화시켜 보는 공부를 해야 할 때인데 그렇지 못했다."

―80년대 학생들이 가장 관심 있었을 러시아 혁명사를 강의했다.

"난 혁명은 개혁이 실패했을 때 일어나는 내란이라고 본다. 피를 흘릴 수밖에 없는 비극이다. 볼셰비키(공산당)는 혁명파 중 가장 극단적 세력이었다. 그들은 처음부터 마르크스주의 이론에 따라서도 이룩할 수 없는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에 거짓과 선동으로 체제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 이렇게 혁명을 부정적으로 말하면 수강생 절반이 초반에 취소했다."

―역사학자·교육자로서 책임을 느끼나.

"해방 이전부터 살아온 앞 세대로서 책임을 크게 느낀다. 그 시대를 산 증인으로서 젊은 층에 우리가 겪은 경험을 제대로 전달했어야 하는데, 못했다. 독립국가를 세우고 지키고 발전시키는 일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알려주는 데 실패했다. 난 역사의 죄인이다."

―이 정부는 출범 초부터 '적폐 청산'과 친일 잔재 청산을 내걸었다.

"역사를 정치 도구화하는 것이다. 스탈린이나 김일성은 역사를 조작해 정적(政敵)을 처단하는 데 도사였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유는 그런 조작이나 선동에 끌려 다니지 않도록 지성을 키우기 위해서다. 지성인이라면 구호에 현혹되지 않고 그걸 어떻게 달성할 건지 방법을 캐물어야 한다. 개인의 자유와 진리에 대한 존중 없이는 정의나 평등은 달성할 수 없다."


백년전쟁

이승만을 'A급 민족반역자'라고 비방한 '백년전쟁' 영상.
이승만을 'A급 민족반역자'라고 비방한 '백년전쟁' 영상. /유튜브
'백년전쟁'은 '친일인명사전'을 만든 민족문제연구소가 2012년 11월 대선을 앞두고 이승만·박정희 두 전직 대통령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영상이다. 유튜브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된 이후 200만명 넘는 사람이 봤다고 한다.

이 영상은 이 전 대통령을 '악질 친일파' 'A급 민족 반역자', 박 전 대통령은 미국의 꼭두각시이자 '스네이크 박(Snake Park)'이라고 비난했다. 시청자 제작 전문 채널인 '시민방송'이 수십 차례 이 영상을 내보내자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2013년 7월 방송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중징계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11/26/2019112600074.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