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9.07 03:00
캉탕|이승우 지음|현대문학|239쪽|1만1200원
2013년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이승우의 장편소설이다.
2013년 동인문학상 수상 작가 이승우의 장편소설이다.
지난해 월간 '현대문학'에 발표해 주목을 받은 뒤 오영수 문학상을 받았다.
이승우는 기독교 '성경'을 바탕으로 문학 세계를 일구어온 작가다.
그는 종교가 사용한 비유를 문학의 은유로 전환하면서
종교가 제시한 교훈을 문학이 던지는 질문으로 바꾸어 왔다.
신성한 언어로 이루어진 가르침을 향해 세속적 인간의 시선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그 숨은 뜻이 오늘의 한국 사회에 비추어 어떻게 해석되어야 좋은지 탐색해왔다.
소설 '캉탕'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소설 '캉탕'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장은
"일기는 자기를 향해 쓴 기도이고, 기도는 신을 향해 쓴 일기이다"라는 것이다.
인간이 일기를 쓴다는 행위는 자기를 고백해 진정한 자아를 회복하는 과정이고,
기도를 드리는 것은 절대자에게 고해함으로써 구원을 얻고자 하는 행동이다.
이 소설은 "캉탕은 대서양에 닿아있는 작은 항구 도시다"라면서 시작한다.
'캉탕'은 가상현실이고 순수 관념의 세계다.
기독교 '성경'과 서사시 '오디세우스', 허먼 멜빌의 소설 '모비 딕'에서 차용한 언어가 되풀이되면서
삶의 의미를 해석하는 문학적 상징의 공간이다.
"고래는 신이 되려는 욕망을 가진 자를 유인하는 신화적 동물"이라거나
"신화의 바다에서 익사하고 현실의 육지에서 살았다"는 잠언투 문장이 이어진다.
바다에 빠졌다가 구조된 뒤 심해에서 신을 봤다면서 백치(白痴)가 된 사람 이야기가 나온다.
"육체가 아니라 영혼만 살아서 이 세상의 갑판 위를 거닐고 있는 것이 아닐까"라고 이 소설은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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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9/07/2019090700042.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