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도로 위에 집 1000채 건설 계획… 좋은 곳 많은데 왜 굳이?
파리 용적률 250%, 서울은 160%… 우린 버려지는 땅 너무 많아
정사각형 서울 땅은 농사꾼, 좁고 긴 필지 파리 등은 장사꾼 마인드
신도시·도로 위 건물 대신 스마트한 도시 고밀화 절실한 시대
서울시가 '도로 위의 공중 도시'라는 이름으로
서울의 평균 용적률은 160% 정도라고 한다.
반면 시내 전체가 저층인 프랑스 파리는 250%이다.
고층건물이 이렇게 많은 서울이 파리보다 용적률이 낮다는데 많은 사람이 의아해할 것이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서울시는 자투리 공간으로 버려지는 땅이 많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건물을 지을 때 대지경계선에서 띄워서 건물을 짓는다.
건물 사이를 띄워서 채광·통풍을 하겠다는 이유다. 그래서 쓸모없이 버려지는 땅이 건물 사이에 많다.
하지만 파리나 뉴욕 같은 도시는 건물끼리 옆으로 붙어 있다.
대신 빈 공간은 쓸모가 많은 중정이나 뒷마당으로 만들어져 있다.
이게 가능한 것은 필지가 좁고 길게 구획되어 있기 때문이다.
도시가 처음 만들어질 때 필지를 좁고 길게 만든 이유는 도심 속에서 장사하기 위해서다.
장사를 하려면 길가에 면해서 가게 입구가 나야 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도시에 모여서 장사하면서 사는 도시들은
필지 모양이 도로에 접한 부분은 좁고 뒤쪽으로 길다.
런던, 암스테르담, 로마, 뉴욕 할 것 없이 상업중심 도시는 다 그렇다.
심지어 일본의 오래된 도시도 필지가 좁고 길다.
그런데 우리는 강남 개발을 할 때도 필지 모양이 정사각형이다.
농사꾼의 마인드로 필지 구획을 해서 그렇다.
우리는 땅은 반듯한 정사각형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땅을 볼 때 햇볕 드는 농지와 면적만을 생각해서 그렇다.
농사꾼과 장사꾼의 다른 마인드는 필지 모양을 다르게 했고, 도시의 효율성을 변화시켰다.
우리가 장사꾼의 마인드를 가지지 못한 이유는 온돌로 인해서 2층짜리 집을 지어본 적이 없어서다.
그래서 고밀한 도시도 없었고 상업도 발달하지 못했다.
우리의 도시를 바꾸려면 필지 디자인부터 바꿔야 한다.
과거의 흔적도 남기면서 새롭게 필지를 디자인할 재개발·재건축이 필요하다.
그러면서 고밀화를 한다면 굳이 도로 위에 건물을 지을 필요는 없을 것이다.
신도시와 도로 위 건물을 짓는 대신 도시를 스마트하게 고밀화할 필요가 절실한 시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