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8.13 03:57
[23회 만해대상 시상식] 평화대상 - 와다 하루키 교수
"저는 고등학교 1학년 때인 1953년 이후 66년간
일본 정부와 국민이 바른 역사 인식을 갖고
식민지 지배의 과거에 대해서 반성하고 사죄하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도록
호소하는 노력을 계속해왔습니다."
12일 강원도 인제군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 '2019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12일 강원도 인제군 하늘내린센터에서 열린 '2019 만해대상 시상식'에서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한 와다 하루키 일본 도쿄대 명예교수가 수상 소감을 말하자
300여 청중이 뜨거운 박수로 화답했다.
와다 교수의 수상 소감은 '한 양심적 지식인의 성장사'였다.
와다 교수가 이날 말한 '1953년'은 6·25전쟁 직후 한·일 회담이 시작된 해.
와다 교수가 이날 말한 '1953년'은 6·25전쟁 직후 한·일 회담이 시작된 해.
당시 일본 측 수석 대표는 "식민지 지배는 한국에 은혜를 베푼 것"이라고 거듭 강변했고
일본 정부, 신문, 야당도 같은 목소리였다.
그러나 고교생이던 와다 교수는 당시 일기에
'한국 대표가 말했듯 옛날 일은 서로 풀고 미안했다는 마음을 일본 측이 가지는지 여부는
한·일 회담의 기초이자 근본'이라고 적었다.
한·일 간의 식민 지배와 화해 문제 해결을 위해 앞장선 지식인으로서 의식이 싹튼 순간이었다.
와다 교수는 그동안 '한·일합병 조약 원천 무효 한·일 지식인 선언'(2010)
'아베 총리의 위안부 문제 해결과 과거사 왜곡 비판 세계 지식인 공동성명'(2015)에 이어
지난 2월 3·1 독립선언 100주년을 맞아 3·1 독립운동 정신을 바탕으로 양국이 화해하고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권고하는 성명 발표를 주도했다.
그는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지금까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일본 국민의 의식 변혁은
아직 이루어졌다고는 할 수 없고, 앞으로 나아가려는 노력이 더욱더 필요하다" 면서도
"개인 체험에 비춰볼 때 일본의 전후 세대는
거북이걸음처럼 느린 페이스이기는 하지만 인식을 바꾸고 있으며 바꿔나갈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희망했다.
와다 교수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3·1 독립선언 정신'을 강조했다.
와다 교수는 이날 시상식에서도 '3·1 독립선언 정신'을 강조했다.
"3·1 독립선언은 일본 국민을 향한 조선 민족의 위대한 설득의 목소리였습니다.
그 목소리를 듣는다면 일본인은 변해 나갈 것입니다.
왜냐하면 일본과 한국은 갈라져서는 평화로운 인간적인 삶을 실현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양 국민은 상호 이해와 상호 부조, 상호 신뢰 속에서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와다 교수는 "만해 선생님의 이름을 딴 평화상을 3·1 독립선언 100주년이 되는 해에 받게 돼
무게를 깊이 느낀다"며 "만해평화대상을 받게 되니 마치 그날의 만해 한용운의 소리를 듣는 듯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지금까지와 같은 길을 걸어가겠다"고 다짐했다.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한·일 관계 때문인지 와다 하루키 교수의 만해평화대상 수상에는
청중과 언론의 관심이 더욱 쏠렸다. 시상식을 전후해 언론 인터뷰도 계속 이어졌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종규 문화유산국민신탁 이사장, 주호영 자유한
국당 의원, 김학성 성균관대 명예교수,
이원덕 국민대 교수, 이근배 이영춘 한분순 윤석산 최동호 유자효 홍사성 맹문재 시인,
소설가 전상국 이상문 이광복씨, 배우 윤석화씨 등 문화예술계 인사가 대거 참석했다.
또 행사 주최 측인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 동국대 윤성이 총장, 정만호 강원도 부지사, 최상기 인제군수와 강천석 조선일보 논설고문이 참석했다.
Copyright ⓒ 조선일보 & 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