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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설] 2019년에 벌어지는 '항일 투쟁' 이 무슨 시대착오인가 (조선일보)

colorprom 2019. 4. 17. 14:42



[사설] 2019년에 벌어지는 '항일 투쟁' 이 무슨 시대착오인가


조선일보
             
입력 2019.04.17 03:19

민노총 등이 15일 부산시청에 몰려가 시장실 앞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였다.
한국에서 이들의 점거 농성은 이제 일상사이지만 이번엔 구호가 '돈 더 내놓으라'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상 철거는 친일이다" "시장은 사죄하라"고 했다.

부산시가 12일 부산 일본 영사관 인근에 있던 '강제징용 노동자상'을 철거한 데 대한 항의 시위였다.

민노총 등이 일본 총영사관 앞에 세워진 '소녀상'에서부터 '노동자상'이 있던 곳까지 150m를
'항일(抗日) 거리'로 선포하고 5월 1일 노동절에 대규모 집회를 가지려 하자,
부산시가 긴급 철거했다고 한다.
5월 1일일본의 새 일왕 즉위식 날짜와 겹치는 점도 감안한 조치라고 한다.

하지만 시위로 집무실에 갇혀 있던 오거돈 시장은 '노동자상 건립 취지에 공감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5월 1일까지 공론화 방식을 통해 노동자상 (재배치) 위치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물러섰다.
'친일 프레임'을 덮어씌우자 두 손을 들어버린 것이다.

'외교관계에 관한 빈 협약'에 따르면 외국 공관 바로 앞에 소녀상이나 노동자상을 세우면 안 된다.
우리나라도 가입한 조약이다.
베트남 한국 대사관 바로 앞에 이런 상을 세우면 우리는 어떻겠나.
과거사 문제와 현실의 외교 관계를 구별하지 못하면 국제 사회에서 공감을 얻기 어렵다.

일본 영사관 앞 소녀상도 부산 동구청이 2016년 철거했다가
문재인 민주당 전 대표가 "친일 행위"라고 하자 곧 다시 설치한 것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 들어서 노동자상은 일본 영사관 바로 앞에 세우지 못하게 했다.

소녀상을 치운 것이 친일이면 이 정부가 노동자상을 막은 것도 친일인가. 모든 것이 뒤죽박죽이다.

최근 전국 여러 학교에서 '친일' 딱지를 붙여 수십 년간 불러온 교가(校歌)를 폐지하고
도로명동네 이름까지 바꾸려고 한다.
향나무가 일본산이라는 이유로 캐내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이제는 노조까지 항일 투한다고 나섰다.

올해로 해방 74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71년이다.
이제 우리는 세계에서 7번째로 인구 5000만 이상, 소득 3만달러 이상 국가 반열에 올랐다.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수준에서 협력하고 경쟁하는 나라다.

그런 수준의 나라에서 시계를 100년 전으로 돌려 '항일 투쟁'을 한다고 한다.
이상하고 지나친 행태는 언젠가는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4/16/2019041603343.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