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구치 슈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
야마구치 슈(49)는 그 흔한 경영학 석사(MBA) 학위 하나 없이 경영전략 컨설턴트로 승승장구했다.
![야마구치 슈는 “20세기에 높이 평가받은 인물상과 미래에 높은 평가를 받을 인물상이 어떻게 다른지를 보여주는 책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http://image.chosun.com/sitedata/image/201904/08/2019040800113_0.jpg)
컨설팅 현장에서 큰 도움이 된 50가지 철학·사상 개념을 정리한 그의 책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다산초당)는 4주째 교보문고 종합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 1월 출간 이래 7만부 팔려나갔다.
최근 이메일로 만난 그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일본은 경제성장을 추구하면서 달려왔지만,
앞으로 반세기를 똑같이 반복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생각해봐야 한다"며
"잠시 멈춰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한 시대가 됐다는 생각에 책을 쓰게 됐다"고 했다.
'철학은 어떻게 삶의 무기가 되는가'는 한마디로 철학 실용서다.
고대 그리스 철학부터 시간순으로 다루는 일반 철학책과는 달리
철저히 '쓸모'에 기반해 철학 사상을 소개한다.
가장 먼저 니체의 '르상티망'(질투·열등감 등이 뒤섞인 개념)을 설명하면서
"타인의 시기심을 관찰하면 비즈니스 기회가 보인다"고 주장한다.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는 조직에서 권위 있는 지도자를 어떻게 키워나갈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준다.
칸트는 다루지 않는다. "'너무 대단해서' 내가 사용하기 불편하기 때문"이란다.
야마구치는 "독자들로부터 '철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젊은 시절 이런 책을 읽었더라면 좀 더 즐겁게 철학을 공부할 수 있었을 텐데'란 말을 많이 듣는다"고 했다.
국내 주 독자층은 30~40대 남성.
야마구치는 "일본에서도 30~40대 남성이 많이 읽는다"면서
"사회 구조와 제도에 가장 답답함을 많이 느끼는 이가 그들이기 때문 아닐까"라고 했다.
"철학을 통해 사회 구조와 제도를 비판적으로 보자는 것이 제 책의 메시지입니다.
권력의 속성에 관심이 많은 30~40대 남성들이 그에 공감하는 게 아닐까요?"
정통 철학자가 아닌 사람이 쓴 철학서가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현상에 대한 비판은 없을까.
야마구치는 "특별히 비판이나 시기를 받아본 적은 없다"고 했다.
"학자들이 쓴 책에 대해서는 학계의 평가가 따로 있습니다. 책 판매와는 별개의 문제죠.
다만 이런 시대일수록 사회에 대한 철학자들의 의견이 중요합니다.
우물 안에 갇혀 서로의 학문적 성취를 칭찬하는 것만으로는 사회를 발전시킬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