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들이 사랑한 퐁텐블로 城
"근위대 병사들이여, 작별을 고하노라. 20년 동안 그대들은 늘 명예와 영광의 길을 걸었고, 마지막의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용기와 충성을 보여주었다. 친구들이여, 내 운명을 가여워하지 마라."
1814년 4월 20일 정오, 나폴레옹은 자신 앞에 도열해 있는 제국근위대 병사들에게 담담하게 말했다. 퐁텐블로 성(城)의 슈발 블랑 앞뜰에서 거행된 그의 마지막 열병식에서였다. 슬픈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20년 동안 전 유럽 위에 군림했던 작은 거인의 마지막 가는 길. 그는 오랜 시간 동안 누군가에게는 두려움이었고, 어떤 이에게는 희망이었다. 그러나 그의 노병(老兵)들에게 나폴레옹은 언제나 사선(死線)을 함께 넘은 전우였고, 꼬마 하사였다. 이제 모든 것은 끝이 났다. 친구와 가족들은 은인(恩人)인 나폴레옹을 배신했고, 영원히 황제를 지지할 것 같던 국민의 애정은 차갑게 식었다.
반면에 적들의 전의(戰意)는 여전히 굳건했다. 더 큰 희생을 원치 않았던 황제는 맞서 싸우기를 포기했다. 대신 퇴위에 동의했다. 결사적으로 시도한 자살마저 실패하자 모든 것을 포기했다. 근위대의 노병들과 작별을 마친 시민 나폴레옹은 엘바섬을 향해 떠났다. 거대한 퐁텐블로 성과 울창한 사월의 퐁텐블로 숲만이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가는 거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