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북한]지옥 탈출에 실패한 어느 가족 (안용현 위원, 조선일보)

colorprom 2019. 2. 22. 16:38



[만물상] 지옥 탈출에 실패한 어느 가족


조선일보
                             
             
입력 2019.02.22 03:16

2013년 12월 장성택이 처형된 뒤 측근이었던 북 외교관 부부가 베이징공항을 통해 소환되는 장면을 봤다.

체포조로 보이는 남성 두 명에게 팔을 붙잡힌 채 출국장을 빠져나갔다.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가 따로 없었다.

평양에서 맞을 운명이 뻔한데도 도망가지 못하는 건 대개 피붙이 때문이다.


한 탈북 외교관

"생때같은 자식이 평양에 인질로 있는데 어찌 부모만 살자고 달아나느냐. 죽어도 같이 죽자는 심정일 것"

이라고 했다.


▶십 여년 전 아프리카 주재 북 외교관은 한류에 빠진 아들이 먼저 한국 공관으로 탈출했다.

"아빠, 저 서울 갈래요"라는 전화를 받은 외교관은 급히 아내와 함께 아들이 있는 곳으로 달려와

함께 망명 신청을 했다.


1997년 장승길 이집트 대사도 자유분방했던 차남이 서방으로 탈출한 뒤 미국 망명을 결심했다고 한다.


북한 밖 사정을 알게 된 자녀가 평양에서 '말실수'를 할까 봐

귀국 직후 일부러 정신병원부터 보내는 부모도 있다.

그래야 "원수님(김정은)이 함부로 사람을 죽인다던데…"라는 소리를 해도 목숨은 부지할 것으로 믿는다니

기가 막힌다.

칼럼 관련 일러스트


▶"강제 송환 정보를 듣고부터 망명까지 7시간밖에 없었다"는 외교관도 있다.

어느 날 다른 공관에 있는 대학 친구로부터 "손님이 가니 극진히 모시라"는 전화를 받았다.

'너 잡으러 가니 달아나라'는 암호였다.

평양에 잡혀 있는 자식과 해외에 데리고 있는 자식을 놓고 애끊는 고통 속에 몇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그는 체포조 도착 직전에 정신없이 빠져나오느라 평양 자식의 사진 한 장 챙기지 못했다.

그 얘기만 나오면 지금도 눈물을 떨군다.


▶작년 11월 조성길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잠적한 지 나흘 만에 딸이 북송됐다

이탈리아 외교부가 어제 밝혔다.

자세한 사연은 알 수 없지만 탈출 계획에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겼을 것이다.


이탈리아 측은 "(이번 일에 대해) 책임 있는 사람들이 대가를 치러야 할 것"

"그의 딸은 세계 최악 정권 중 하나로부터 고문을 당할 위기"라고 말했다.


반면 은 "조 대사 부부가 장애가 있는 딸을 포기한 것"이라는 말을 흘리고 있다.

세상에 어떤 부모가 자식을 포기할까.


북을 탈출한 외교관들 얘기는 어떤 스파이 영화보다 더 위급했던 사연을 담고 있다.

그러다 헤어지게 되면 북에 붙들린 가족은 처참한 운명을 맞는다.

조 대사의 딸은 열일곱 살인데 혼자 북송됐으니 부모는 평생 피눈물을 쏟을 것이다.


저 지옥엔 언제쯤 해가 비치려나.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2/21/2019022103260.html



외교부 "조성길 딸 작년 북한으로 돌아가" 공식 확인


             
입력 2019.02.21 09:01

이탈리아 외교장관 "(강제송환) 보도 내용 사실인지 확인 중"
외교차관 "강제송환 사실이라면 엄중한 일…책임있는 사람 대가 치러야"

조성길(가운데) 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사대리가 앞서 지난해 3
이탈리아 베네토 주에서 열린 한 문화행사에 참석한 모습. /연합뉴스
이탈리아 외교부가 작년 말 잠적한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 대사대리의 딸
작년 11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공식 확인했다.

이탈리아 외교부는 20일(현지시각) 성명을 내고
"북한 측이 작년 125일 통지문을 보내와 조성길 전 대사대리와 그의 아내가 1110일에 대사관을 떠났고, 그의 딸은 1114일에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 성명이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부모가 잠적한 뒤 북한 당국에 의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확인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명시했다.

외교부는 성명에서 "북한 측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딸이 조부모와 함께 있기 위해
북한에 되돌아가고 싶다는 희망을 피력했다"며
"대사관의 여성 직원들과 동행해 북한으로 돌아갔다고 설명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또 이 통지문에 앞서 북한이 작년 11월 20일에는 주이탈리아 북한대사관의 대사대리가
김천으로 교체될 것임을 통보해온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조성길 전 대사대리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받은 공식 통지는 이 두 건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조성길 전 대사대리의 잠적 소식이 외부로 처음 공개된 지난 달 초에
그가 이탈리아에 망명을 신청한 사실이 없다고만 밝혔을 뿐, 그의 소재나 근황 등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엔초 모아베로 밀라네시 이탈리아 외교부 장관은 조성길 전 대사대리 딸의 강제 북송과 관련한 보도에
"이 같은 내용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고 있다"고 밝혔다.

밀라네시 장관은 이번 일에 대해 "민감한 사안"이라면서,
정보기관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만리오 디 스테파노 이탈리아 외교부 차관
조 전 대사대리의 딸이 북한 정보기관에 의해 강제로 송환됐다는 보도와 관련해
"내용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 이는 전례 없는 엄중한 일이 될 것"이라며
"이 경우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페이스북을 통해 밝혔다.

조성길 전 대사대리는 이탈리아에서의 임기를 마치기 직전인 작년 11월 부인과 함께 행방을 감췄다.
이후 이탈리아의 보호를 받으면서 서방 국가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