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9.02.20 03:14
지난 14일 아마존이 뉴욕에 '제2 본사(HQ2)'를 짓기로 한 계획을 전면 철회하면서
뉴욕은 지금 '아마존 쇼크'를 겪고 있다.
유치를 적극 찬성했던 이들은 "정치 논리가 경제 발전을 막았다"고 비난하기에 바쁘고,
제2 본사가 들어설 지역 부동산에 발 빠르게 투자를 했던 사람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런 사태의 계기가 된 '아마존 유치전'은
이런 사태의 계기가 된 '아마존 유치전'은
아마존이 2017년 9월 시애틀 본사 외에 제2 본사를 짓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작됐다.
막대한 경제적 파급 효과를 노린 수많은 지자체가 아마존 모시기 경쟁에 들어갔다.
메릴랜드주 몽고메리 카운티는 85억달러(약 9조5700억원)라는 막대한 인센티브까지 내걸었다.
지자체 간 치열한 접전 끝에 작년 11월 아마존은
최종적으로 뉴욕주 퀸스 롱아일랜드시티와 버지니아주 내셔널 랜딩 두 곳을 낙점했다.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CEO는
"혁신을 이끌 인재를 유치할 수 있는지에 역점을 뒀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선정 직후부터 아마존은 뜻하지 않은 반대에 부딪혔다.
그러나 선정 직후부터 아마존은 뜻하지 않은 반대에 부딪혔다.
뉴욕 제2 본사가 들어설 지역 주민들은
"아마존이 들어오면 부동산 임대료가 올라 원래 살던 사람들이 외곽으로 쫓겨나게 된다"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해당 지역을 정치 기반으로 하는 진보 성향 정치인들도
뉴욕시가 아마존 유치를 위해 내건 30억달러(약 3조4000억원)의 인센티브가 과도하다고 지적하면서
"그 돈을 낙후한 인프라와 공공 서비스에 투자하라"고 주장했다.
주민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히자 아마존은 뉴욕에 제2 본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미련 없이 백지화했다.
주민과 정치권의 반대에 부딪히자 아마존은 뉴욕에 제2 본사를 짓겠다는 계획을 미련 없이 백지화했다.
아마존이 약속했던 2만5000개 일자리도 이와 함께 날아가 버렸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정치와 반(反)기업 정서가 뉴욕의 장기적 경제성장을 망쳤다"는 비판이 나온다.
아마존이 뉴욕을 포기한 데는 분명 정치의 논리가 관여했지만,
아마존이 뉴욕을 포기한 데는 분명 정치의 논리가 관여했지만,
그렇다고 아마존을 정치권의 희생양으로 보기는 어렵다.
아마존은 철저하게 기업의 미래를 생각해 후보지를 선정했고,
뉴욕 당국이 당초 약속했던 인센티브 법안이 반대 여론 때문에 주의회에서 처리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자
주판알을 튕겨 보고 깨끗이 손을 털었다.
한국에서도 요즘 SK하이닉스 유치에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에서도 요즘 SK하이닉스 유치에 지자체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에선 국가 균형발전 명분만 내세우며 힘겨루기를 하고,
지자체는 유치 성공 기원 아이스버킷 챌린지 등 인정에 호소하는 이벤트만 앞세우고 있다.
정치적 당위성과 포퓰리즘 사이에서 '이윤 추구'라는 기업의 본질은 설 자리를 찾지 못하는 것처럼 보인다.
적어도 아마존은 철저하게 기업의 생리에 따라 행동했다.
적어도 아마존은 철저하게 기업의 생리에 따라 행동했다.
정치권에 휘둘리고 민심을 살피느라 이것마저 하기 어려운 우리 기업은
그저 아마존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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