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원그룹 창업자 김재철 회장, 김용학 연세대 총장과 공동 강연
송도캠퍼스 학생 400여명 참석 "지금은 지식보다 인성이 더 중요"
동원그룹 창업자 김재철(83) 회장이 18일 저녁 인천 송도 연세대 국제캠퍼스에서 특강을 했다.
김 회장은 지난해부터 연세대가 수강생 200명 규모의 '라이프아카데미'를 열 수 있도록 후원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날 강연 주제를 '열등감의 효용에 대하여'라고 달았다.
김 회장은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추앙받는 고(故) 마쓰시타 고노스케 파나소닉 창업주,
고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 손정의 소프트뱅크 대표 등
기업인은 모두 열등감을 원동력 삼아 큰 기업을 세웠다"고 했다.
가진 것 없이 태어나 남들에게 무시당했던 아픔이 성공의 바탕이 됐다는 것이다.
대담자로 나선 김용학 연세대 총장이 "미래사회에서는 똑똑한 인재보다 따뜻한 인재가 필요하다"고 말하자, 김 회장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 회장은 "우리는 지금도 지덕체(智德體)라고 말하는데 일본에서는 덕지체(德智體)로 순서가 바뀌었다"며 "예전에는 지식을 앞세웠는지만 지금은 남과 더불어 어떻게 사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뜻"이라고 했다.
취업난에 시달리는 학생들에게 김 회장은 인성이 입사시험 당락을 좌우하는 요소라고 했다.
"경쟁률 150대1을 뚫고 온 사람을 2대1 정도로 추려서 최종 면접을 봅니다. 실력은 검증된 사람들이에요.
이때 중요한 게 이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입니다.
실제로 한 금융회사 신입사원들을 분석해보니
학벌 같은 스펙보다 동료 선·후배와 관계가 좋은 사람이 회사에서 성공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김 회장은 한국 최초의 원양어선 선원 출신이다.
선원에서 시작해 세계적 수산유통기업을 일궈낸 김 회장은 패기를 강조했다.
그는 "제가 원양어선을 타고 참치를 잡던 시절,
업계 사람들끼리 '참치를 태평양 가서 잡는 회사가 있고 정부 부처에서 잡는 회사가 있다'고 했는데,
정부 힘 빌려서 성장하려던 수산 회사 중에 지금 남은 데가 없다"며
"여러분도 실력을 키우라"고 했다.
그는 "우리 세대는 '생존'이 목표였지만 선택지가 많은 여러분은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