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여름의 짐 벗어버리고 (CBS)

colorprom 2018. 9. 1. 13:03

여름의 짐 벗어버리고 (2018년 9월 1일 토요일)


9월의 첫날, 미국 시인 프로스트의 시 ‘거두어들이지 않은 것’을 음미해 봅니다.


담장 너머로 뭔가 익은 냄새 물씬 풍겨와

늘 다니던 길 버리고

발길 더디게 하는 게 무언지 찾아갔더니

사과나무 한 그루가 거기 서 있었다.

잎새 몇 개만 걸친 채 사과나무는

여름의 무거운 짐 다 벗어버리고

여인의 부채처럼 가볍게 숨 쉬고 있었다.

더할 수 없는 사과풍년이 들어

땅은 온통 떨어진 사과들로

빨간 원을 이루고 있었다.


뭔가 모두 거두어들이지 않고 남겨두는 것도 좋겠다

정해진 계획 밖에도 많은 것이 남아 있다면

사과든 뭐든 잊혀져 남겨진 게 있다면

그래서 그 향기 마시는 게 죄 되지 않는다면

그렇습니다. 가을을 기다리는 마음은 누구나 같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