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300] 답 없는 질문과 질문 없는 답 (김대식 교수, 조선일보)

colorprom 2018. 7. 25. 14:53


[김대식의 브레인 스토리] [300] 답 없는 질문과 질문 없는 답


조선일보
                             
  •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          
    입력 2018.07.25 03:11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최근 국제학회 참석을 위해 독일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유년 시절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냈기에, 독일 방문은 매번 특별한 의미가 있다.


    빈틈없이 정리 정돈된 도시를 보며 놀라면서도,

    여전히 융통성이란 절대 찾아볼 수 없는 억압적 사회 분위기는

    내가 왜 독일을 도망치듯 떠났는지 기억하게 한다.

    아직 통일되지 않았던 서독에서 함께 학교를 다녔고,

    갑작스러운 통일의 놀라움과 기쁨을 함께 경험했던 친구들과 늦은 밤 토론이 시작되었다.


    서독과 동독 출신 사람들을 여전히 구별할 수 있을까?


    생김새와 외모로는 더 이상 불가능하겠다.

    하지만 동독 출신 사람들을 구별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하나 있긴 하다.

    바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들의 눈이다.


    물론 모두가 그럴 리는 없다.

    동독 출신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국제적 마인드와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확고한 믿음으로 유명하니 말이다.


    하지만 외국인과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 피부색이 다른 인종에 대한 혐오감, 게르만 민족 우월주의 모두

    서독보다 동독에서 더 자주 경험할 수 있다.

    특히 요즘 유럽을 휩쓸고 있는 포퓰리즘신(新)나치당(黨) 역시

    과거의 동독 지역에서 더 많은 지지를 받고있다는 사실은 우리를 당황스럽게 했다.


    어린 시절 그들은 공산주의, 다시 말해 극단적 '좌파'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 아닌가?

    왜 그들은 사상적 정반대인 극우 민족주의에 빠져버린 것일까?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먼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답 없는 질문은 두렵지 않지만, 질문 없는 답은 너무나도 두렵다고.


    국가에서 결정했기에 비판과 질문이 허락되지 않는 '진실'로 세뇌당했기에,

    시대와 세상이 변한 오늘 그들은 또 다른 '진실'을 비판 없이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렇다면 결국 무엇을 배우는가보다, 그 무엇을 어떻게 가르치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기억과 미래가 매번 바뀌는 대한민국.

    우리도 이젠 '무엇'보다 '어떻게'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4/2018072403167.html



    방명열(br****)모바일에서 작성2018.07.2509:57:32신고
    38년전 서울, 수업중 한 학생이 갑자기 일어나 나라가 이런데 공부만 할수 없지 않느냐, 거리로 나가자 그런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개인의 의견을 듣는덴 관심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이견을 인정 않는 집단적 정의를 개개인에 강요한 셈이었지요.
    한국사회는 집단적 정의에서 그이후 한걸음도 진전 못한듯 싶습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7/24/2018072403167.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