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당당하게 NO 말하는 '거절의 기술' (표태준 기자, 조선일보)

colorprom 2018. 6. 1. 18:52


[friday] 욕먹어도 NO

조선일보
                             
  • 표태준 기자          
  •  

    입력 2018.06.01 03:00

    [거절의 기술] [Cover story]

    YES맨 시대는 갔다당당하게 NO 말하는 '거절의 기술'

    "이유들어 제대로 NO" 36%

    인터넷에 '거절 장애' 고민 올리니 댓글엔 '거짓말의 기술'이 주르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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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번화가 한복판에 서서 노래를 부르면 불렀지 '못 한다'는 말은 입 밖으로 꺼내지지가 않아요."

    가구 회사 영업직 2년 차 사원 최모(29)씨는 '거절 장애'를 호소한다.

    아무리 사소한 일도 상사 부탁이라면 거절 못 한다.

    최씨는 "토요일에는 팀장님이, 일요일에는 대리님이 같이 영업 돌자고 해 나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며

    "'어제 팀장님이랑 영업 나가서 오늘은 못 하겠다'는 말 한마디를 못 해 매번 주말을 일로 채운다"고 했다.

    friday가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를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2가 일상생활에서 거절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드러났다.
    거절 장애 앓는 한국 사람에게 '못 한다' '안 한다'는 크게 결심하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는 금기어.

    덕분에 '반드시 거절해야 할 땐 어떻게 하는가?'라는 질문에

    36만이 '이유를 들어 거절한다'고 답했고,
    대부분 '거짓말로 핑곗거리를 만든다'(31%) '말끝을 흐린다'(17%) '상대가 부탁하기 전에 선수 친다'(9%)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는다'(7%) 등 우회 전술을 택했다.


    거절 장애 증상을 가장 심하게 앓는 사람은 며느리들이다.
    가족이지만 심리적으론 직장 상사보다 어려운 게 시댁이다.

    장래를 위해 9급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주부 박모(28)씨는
    시댁 요구 거절 못 하는 '착한 며느리 콤플렉스'에 시달린다.
    "오전에 5시간 정도 남편 가게 나가 일을 돕고, 오후에는 시험공부를 하는데 시어머니가 자꾸 불러내세요."
    부탁 다 들어드리느라 인생 걸린 시험 준비할 시간이 점점 줄었다.
    한번쯤 단호하게 '못 한다'고 말하겠노라 굳은 결심했다. 어김없이 오후가 되자 벨이 울렸다.
    "아가야, 쇼핑하러 가자!" 박씨는 용기 내 입을 뗐다. "어머니, 못… 모… 모시러 갈까요?"
    '못 한다'는 결실을 맺지 못했다.

    거절하기 쉽지 않은 사회, 거절 못 하는 사회에 반기 드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변화의 바람은 서점가에서부터 읽힌다.
    베스트셀러 목록 중 '거절의 기술' 관련 책이 꾸준히 인기다.
    '미움받을 용기'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 '만만하게 보이지 않는 대화법'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
    제목은 각양각색이지만, 주제는 일맥상통한다.
    거절 못 해 세상 요구에 맞춰 사는 'YES(예스)맨'보다
    자기 삶 찾기 위해 당당히 거절하는 'NO(노)맨'으로 사는 방법 익히자는 것이다.

    리더들도 듣고 싶은 말만 해주는 YES맨보다는
    때로 냉정하게 지적하는 NO맨에게 귀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야흐로 NO맨의 시대다.

    당당하게 'NO'를 외치는 것은 세계적 흐름이다.
    해마다 워런 버핏은 자선 사업으로 자신의 점심시간을 세계 각지 기업가, 투자가에게 경매에 부쳐 판다.
    미국 경제 매체 CNBC가 지난달 28일 과거에 버핏과 점심 기회 낙찰받았던 이들을 인터뷰한 결과,
    그가 남긴 중요한 교훈 중 하나가 'NO라고 말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원하는 방향으로 일을 끌어가려면 그만큼 많이 거절해야 하고,
    '아니요'라고 말한 뒤에 찾아오는 찰나의 불편함을 문제없이 견뎌야 한다는 것이다.

    당당하게 거절하는 것은 이제 조직에 대한 반항이 아니라 능력의 척도로 여겨지는 시대.
    NO의 파도가 밀려오자 한국에서는 '거절의 기술' 열풍이 불고 있다.
    하지만 'NO'라고 말하기 위해 기술까지 익혀야 한다는 건,
    한국에서 그만큼 NO맨으로 살기 만만찮음을 방증한다.

    권재일 서울대 언어학과 교수는 "아직 사회 분위기가 대놓고 거절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다 보니
    기술이라도 연마하려 책을 찾는 이들이 생기는 것"이라며
    "멀리 외국과 비교할 필요도 없이 같은 말 쓰는 북한 어휘만 연구해도 그 차이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은 부탁을 거절할 때 '못 한다'를 가장 먼저 언급하고
    상대방도 선선히 넘어가는 솔직한 화법이 주를 이루지만,
    한국은 상대방 기분 생각해 거짓말을 해서라도 핑계를 대며
    말끝에 가서야 '아마도 못 할 것 같다'는 식으로 에둘러 말하는 간접 표현이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한국인들은 왜 상사 앞에서, 시어머니 앞에서 '아니요'란 말 한마디 입 밖으로 꺼내기가 그토록 어려운 걸까.

    소주에 고춧가루 타서 먹으면 감기 뚝이야!” “아 네, 팀장님.
    내 인생에 고춧가루 팍팍치는 상사에게 NO 못 한 내가 바보지.


    거절 장애 앓는 한국인들

    지난 1월 직장인들이 모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에 이런 고민 글이 하나 올라왔다.

    '상사와 한 술 약속 기분 나쁘지 않게 거절하는 방법이 있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에는

    상사와 술 약속 한 날 몸에 열이 날 정도로 아팠지만,

    약속을 거절할 용기가 없어 땀 뻘뻘 흘리며 술 마셨다는 고민이 적혀 있었다.

    직장인들은 댓글로 '거절의 기술'이라기보다는 '거짓말의 기술'에 가까운 노하우를 공유했다.


    "그래서 전 회식 가기 싫은 날엔 아파 보이려고 마스크 쓰고 가요."

    "일부러 식사 때마다 엄청나게 쩝쩝거리며 먹는 것도 방법."

    "건강 핑계가 최고예요. 간에 종양이 생겨 술을 못 먹는다든지…."

    인터넷에는 사소한 부탁도 거절 못 해 힘들어하는 '거절 장애' 고민 글이 쏟아진다.

    직장에서는 물론이고, "미용사의 '길이 조금 더 자르고 파마도 해야 잘 어울려요' 하는 말을 거절하지 못했다가 나중에 집 화장실 거울 보며 울었다" "길거리에서 붙잡고 얘기하자는 종교인들 말을 거절 못 해 약속에 매번

    늦어요" 등 사소한 거절 장애 호소하는 이까지 다양하다.

    가장 거절하기 어려운 것은 역시 가족 또는 친한 친구의 부탁.

    friday가 설문조사 플랫폼 '틸리언 프로(Tillion Pro)'를 통해 전국 성인 남녀 1036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가장 거절하기 어려운 상황은 언제인가' 하는 질문에 '가족 또는 친구가 부탁할 때'57%로 가장 많았고,

    '직장 상사의 지시'(23%), '회식 또는 술자리에 갑자기 못 갈 때'(9%),

    '영업 사원이 끈질기게 상품을 권할 때'(7%), '소개팅(데이트) 상대가 마음에 들지 않을 때'(4%) 순이었다.

    거절 장애의 말로는 결국 무리해서라도 상대방 부탁에 응하는 'YES맨'이 되는 것.

    무분별하게 남발하는 YES는 자신의 시간과 주변인 관계를 갉아먹을 뿐만 아니라

    두통·소화불량, 심혈관 질환 등 신체적 이상 징후를 호소하고

    심하면 우울증, 반사회적 인격 장애로까지 발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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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안병현


    YES 집착, 화병(火病) 키운다

    '죄책감 없이 거절하는 용기'의 저자인 임상심리학자 마누엘 스미스
    "다른 사람들의 비판과 비난이 두려워 거절을 잘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이는 아이를 무지한 존재로 인식하고, 불안에 떨게 하며, 죄책감을 심어주는 등
    감정을 통제하는 방식의 교육 문제"라고 했다.

    실제 '상대방 부탁을 거절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라는 질문에
    '거절한 것에 만족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10%에 불과했다.
    대부분 '부탁한 상대방에게 미안한 마음이 든다'(50%) '또 부탁할까 봐 상대방을 피하게 된다'(20%)
    '날 싫어하게 될 것 같아 두렵다'(10%) '뒷공론으로 평판을 떨어뜨릴 것 같다'(10%) 등 불안감을 호소했다.

    한국인 대다수가 자신의 감정에 따르기보다 남의 기대와 감정에 맞춰 사는 데 익숙한
    '착한 아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것이다.

    미국 정신의학회가 지정한 한국인 특유의 '문화 관련 증후군' '화병(Hwabyeong)'도
    결국 거절 못 해 받은 독이 몸에 쌓여 생기는 병.

    홍나래 한림대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많은 한국인이 자신의 감정 상태를 근거로 들며 상대방 부탁을 거절하는 데 익숙하지 않다"며
    "더 큰 문제는 자신이 거절 못 해서 고통스러워한다는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한 채 살아가다가
    각종 신체 이상 증상을 호소하고 난 뒤에 부랴부랴 병원 찾아오는 이가 많다는 것"이라고 했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의 결말은 갑작스레 관계를 끊는 이른바 '잠수'.
    홍 교수는 "습관적 잠수는 관계의 두려움에서 오는 것일 수 있다"며
    "상대방의 부탁을 거절하거나, 내 부탁을 상대방이 거절하는 게 두려워 이를 회피하는 행위"라고 했다.

    잠수가 심해져 거절하거나 거절당하는 데 극도로 공포심을 느끼게 되면
    '은둔형 외톨이' 또는 '히키코모리'라고 하는 '회피성 성격 장애'로 발전한다고 한다.


    2030 NOvs 5060 YES

    하지만 높아만 보였던 NO의 철옹성에도 서서히 금이 가는 중이다.
    철옹성에 망치질하는 주체는 자신을 지키기 위해, 먹고살기 위해 NO를 외쳐야만 하는 20~30.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과거에는 조직의 결과물이 조직원들에게 그 나름대로 평등하게 분배되고,
    조직의 뜻을 굽히지 않는 YES맨이 되면 은퇴까지 생존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며
    "하지만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사라지고, 계약직 사회가 도래하며
    한 조직에 충성해도 미래를 보장받기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자신에게 실익이 되지 않는 이상 당당하게 조직 요구에 거절하는 이가 많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실제 '상대방 부탁을 거절했을 때 어떤 느낌이 드는가?'라는 설문에
    '잘 거절했다 여기며 만족한다'는 응답률이 20대가 14%로 가장 많았고,
    30대(12%), 40대(8%), 50대(6%), 60대(4%)로 나이가 들수록 낮아졌다.

    한국 서점가에 부는 '거절의 기술' 열풍을
    NO맨으로 살아온 20~30대와 YES맨으로 살아온 기성세대의 충돌로 해석하기도 한다.

    윤상철 한신대 사회학과 교수는 "지역주의 사회에서 사람들과 오랫동안 깊은 관계를 맺고 지내
    쉽게 거절하는 것을 무례한 일로 여기는 기성세대와 달리,
    소셜미디어로 교류하는 신세대는 넓지만 깊지는 않은 관계를 맺으려는 성향이 강해 거절하는 데 익숙한 편"
    이라고 했다. 윤 교수는
    "하지만 신세대가 막상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기성세대 앞에서 쉽게 NO라고 말했다간 평판에 치명적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
    거절의 기술을 연마하기 시작한 것"이라고 했다.

    NO맨의 도래는 세계적 추세이기도 하다.
    저서 '리더는 어떻게 성장하는가'의 저자
    맨프레드 케츠 데 브리스(Kets de Vries) 프랑스 인시아드(INSEAD) 경영대학원 교수는
    '카리스마형 리더'의 시대는 가고 '공감형 리더' 시대가 왔다고 역설한다.
    맨프레드 교수는
    "강한 카리스마를 지닌 '우두머리 수컷(alpha male)' 타입의 리더
    위기 상황에 잘 대처하고 단기간 성과를 내는 데 효과적이지만,
    결국 주변에 그의 주장에 맞장구쳐주는 YES맨만 남을 위험이 크다"며
    "지금은 너무나 변화가 심해 한 사람의 재능으로 시대를 버텨낼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에,
    YES맨들을 이끄는 리더가 아니라
    조직원의 여러 의견을 듣고 조합할 줄 아는 '공감형 리더'의 능력이 더 필요한 때"라고 했다.

    모두가 'YES'를 외치며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기적 같은 발전을 이뤄낸 20세기의 신화는 무너졌고,
    이제 NO맨도 필요한 시대가 왔다는 뜻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1/2018053102205.html

    공일호(ilho****)2018.06.0110:14:32신고
    부서회식도 공지하면서 나는 이야기한다.
    [강제로 참석하라는 것 아니다. 회식보다 더 중요하고 급한 일이 있으면 불참해라.
    시실 적게 참석하면 할수록 우리는 양질의 한우 쇠고기를 많이 먹을 수 있어서 좋다.
    술 권하지 않는다. 언제든지 먼저 자리를 떠도 문제없다.
    2차는 맥주인데 철저히 원하는 사람만 참석하고 절대로 (특히, 여직원들에게 ) 권장.강요하지 않는다]
     
    당신들도 그렇게 해라. 쇠고기 먹으러 다 온다.
    공일호(ilho****)2018.06.0110:10:34신고
    은행 연대보증인 채무보증, 생명보험 가입, 부동산 투자, 단기자금 융통, 내 자동차 빌려주기
    모두 거절했다. 친구들과 지인들이 하나씩 떨어져 나간다.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내 원칙을 지키고 내가 나중에 후회하지 않기 위해서 이다.
    남의 청탁은 보통 100% 돈과 관련이 있다. 조심해라.
    공일호(ilho****)2018.06.0110:07:00신고
    억지 부탁을 받았을 때 나는 이렇게 이야기 한다.
    [내가 거절을 안 했다고 승락한 것은 아니다. 당신 이야기를 다 듣고 상황을 이해했을 뿐이다.
    필요하면 내가 당신에게 언제언제까지 연락해서 당신 부탁을 들어줄 것이다.
    그 전까지는 더 이상 나 한테 연락하지 말라]
    .
    정내미 뚝뚝 떨어지지 않는가? 그리고 절대 연락하지 않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5/31/2018053102205.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