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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남명 매화'의 香 (서진영 원장, 조선일보)

colorprom 2018. 4. 8. 20:00

[서진영의 CEO 명심보감] [6] '남명 매화'

  •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입력 : 2018.04.06 03:10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서진영 자의누리경영연구원 원장

경남 산청군 산천재(山天齋)에 조선 명종 16년(1561) 남명 조식(曺植)이 손수 심은 매화나무인
남명매(南冥梅)의 꽃향이 올해 유달리 좋았다고 한다.
남명 선생이 살아 계신다면 어려운 시기 CEO에게 어떤 얘기를 들려주실까?

산천재(山天齋)는 '주역(周易)'의 산천대축(山川大畜)괘에서 이름을 딴 것인데,
대축(大畜)에는 크게 쌓인다는 뜻과 막힌다는 뜻이 같이 있다.
물이 흐르다가 막힌 후, 시간이 지나면 크게 쌓이게 되는 것은 자연의 이치이다.
하지만 경영에서 환경 변화로 길이 막혔다고 생각되면
대부분 안절부절못하며 돌아갈 길을 찾고, 포기하기까지 한다.

해결책으로 대축괘(大畜卦)의 단사(彖辭)에서는 '강건독실휘광 일신기덕(剛健篤實輝光 日新其德)하라',
강건하고 독실하게 수양해서 날마다 그 덕을 새롭게 하라고 한다.
환경 변화에 휘둘리지 말고, 어려울수록 끝까지 해내겠다는 강건한 마음과 독실한 마음 관리가 필요하다.
그리고 매일매일 새로이 자신의 덕을 쌓아나가듯, 조직을 다독여야 한다.

'맹자'도 '이루 하편(離婁下篇)'에서 영과이후진(盈科而後進)이라 했다.

여기서 ()구덩이()를 말하는데,

물이 흐를 때는 조금이라도 낮은 곳이 있으면 먼저 거기를 가득 채운 뒤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낮은 곳은 조직과 경영상의 부족한 데를 말하니,

급하게 넘치려 하지 말고 기본부터 다시 차근차근 채워 끝까지 목표를 향해 감을 의미한다.

'주역' 산천대축(山天大畜)의 괘사 '막힌다. 하지만 훗날을 대비해 힘을 기르자'와 같은 맥락이다.

산천재에 있는 남명매(南冥梅)의 수령이 450년을 넘어선다.

세월의 무게를 간직한 매화는

고목일수록 더 운치가 있고 더 맑고 아름다운 꽃을 피우며 그윽한 향기를 피운다.


이 시대 CEO에게 얼음과 눈보라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않았던 의연한 매화의 정신이 필요하다

남명은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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