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리뷰] 美 피겨선수 토냐 하딩, 그녀는 정말 악녀였을까
입력 : 2018.03.07 03:03
아이, 토냐
식당 종업원이었던 엄마는 딸아이를 자주 욕하고 때렸다. 아이는 치받치는 울분을 피겨스케이팅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풀었다. 심사위원과 언론은 그러나 이 아이를 영 달가워하지 않았다. 뻗친 곱슬머리처럼 앙칼졌기 때문이다. 그가 1991년 세계 최초로 한 경기에서 두 번의 트리플 악셀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미국 피겨 대회에서 우승한 토냐 하딩이다. 1994년 라이벌 낸시 캐리건 폭행사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스케이트협회에서 영구 제명된 그 선수다.
8일 개봉하는 '아이, 토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미움받았던 스포츠 선수 하딩의 삶을 다룬다.
8일 개봉하는 '아이, 토냐'는 미국 역사상 가장 미움받았던 스포츠 선수 하딩의 삶을 다룬다.
모두가 미워하고 손가락질했던 여성이 어떻게 살아남았고 어떻게 버텨왔는지 얘기하는 영화다.
편파적이라는 평을 받을 수도 있다.
토냐 하딩과 그의 전남편 제프 길룰리 인터뷰를 뼈대로 취했기 때문이다. 낸시 캐리건의 반박은 거의 없다.
영화 시작부터 '직설적이고 반박의 여지가 가득한 실제 인터뷰를 바탕으로 했다'는 자막이 나올 정도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선 그러나 영화의 중립성은 나중 문제다.
영화를 보는 입장에선 그러나 영화의 중립성은 나중 문제다.
시작부터 빠르게 토냐 하딩의 기구한 삶에 휘말려든다.
하딩의 인생은 학대하는 엄마, 손찌검하는 남편, 아둔한 실수로 가득 찬 주변 사람들로 반죽된 케이크 같다.
불운한 삶은 그러나 멀리서 보면 제법 희극적이기도 하다.
크레이그 질레스피 감독은 그 지점을 놓치지 않고
영화 곳곳에 스케이트 날처럼 날카로운 유머를 심어놓았다.
배우들 연기는 서사를 바짝 잡아주는 스케이트 끈과도 같다.
배우들 연기는 서사를 바짝 잡아주는 스케이트 끈과도 같다.
하딩의 엄마 역을 맡은 앨리슨 제니가 차디찬 얼음이라면 하딩을 연기한 마고 로비는 맹렬한 불꽃이다.
마고 로비가 '어바웃 타임'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에 나온 매혹적인 금발 미녀임을 떠올린다면,
거칠고 우악스러운 하딩도 달리 보인다.
마고 로비는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고, 앨리슨 제니는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마지막 장면은 놓쳐서는 안 될 백미다.
마지막 장면은 놓쳐서는 안 될 백미다.
피투성이가 된 하딩이 눈을 부릅뜨며 쓰러질 때,
영화는 그가 트리플 악셀 점프를 하며 날아오르던 순간을 겹쳐 보여준다.
미디어가 혐오하고 세상이 냉대했던 이 악녀는 넘어지면서도 가장 빛나던 시절을 떠올린다.
짓밟혀도 일어선다는 건 그런 것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7/2018030700042.html
- 포틀랜드 삽니다.이 영화 보기전에 어릴때 토냐하딩과 함께 피겨를 배운 딸을 가진 할머니로부터
- 그당시 돈있는 집안이 아닌 불루칼라출신이라 언론에서도 별로 좋게 보지않았었는데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8/03/07/201803070004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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