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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숨기면서 드러내는 '마스크 패션' (김자연, 조선일보)

colorprom 2017. 12. 1. 14:49

[김자연의 패션&라이프] [19] 숨기면서 드러내는 '마스크 패션'

  • 김자연 패션 칼럼니스트


입력 : 2017.12.01 03:12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크.
개성을 드러내는 패션 아이템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마스크. /게티이미지 코리아





미 대륙을 사로잡으며 글로벌 인기를 얻고 있는 방탄소년단

얼마 전 독특한 공항 패션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바로 마스크 패션이다.

검은색 또는 흰색의 마스크와 함께 역시 모노톤(블랙 앤 화이트) 의상을 입고,

원색의 액세서리 또는 재킷을 매치함으로써 편안하면서도 시크한 매력을 선보였다.

마스크는 셀레브리티들 사이에서 과거엔 주로 익명성을 위한 용도로 쓰였지만

이젠 어엿한 패션 아이템으로 승격됐다.

마스크는 방탄소년단뿐만 아니라, 요즘 10~20대에게 인기 있는 패션 아이템이다.

미세 먼지나 병균, 추위 등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것은 '기본'일 뿐이다.


사각턱 등 얼굴의 결점을 가리는 결점 보완용으로 쓰일 때까지만 해도

마스크는 나와 외부를 '차단'하기 위한 용도였다.

하지만 어느덧 나를 '표현'하는 것으로 쓰임새가 확장되고 있다.

시크한 로고를 새긴 마스크 브랜드 '듀카이프'와,

독특한 소재와 다양한 패턴으로 이른바 '셀렙'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르마스카' 등은

마스크의 위상을 기능적인 부분에서 심미적 영역으로 확대했다.

원시사회에서 종교·주술적인 목적으로 안면에 채색한 것이 마스크의 시작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에는 연극이나 무용의 분장 도구로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그 후 변장이나 얼굴을 보호할 목적으로도 쓰였다.

18세기까지 여성이 외출할 때 눈과 코, 즉 얼굴 반을 가린 '하프 마스크'가 쓰이기도 했다.

이때 마스크는 타인의 눈을 피하는 목적이기도 했지만, 일종의 액세서리로 사용되면서

화려한 소재와 패턴 장식의 마스크로 재탄생해

가장무도회에서 자신을 가리면서도 자신의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재탄생하기도 했다.

마스크가 익명성을 보장하거나 방어하려는 목적의 '가리기 위한 아이템'에서 패션 아이템으로 진화하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내는 '표현 수단'으로 거듭나게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하다.
요즘의 마스크 패션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숨고자 하면서도 동시에 자신을 드러내고자 하는 이중적 욕구를 반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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