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7.10.14 03:02
소설 공모전에 원고를 냈다가 심사위원들의 악평을 받고 탈락했을 때
일본과 미국 사람들은 다르게 대처한다.
미국인들은 "눈알이 제대로 박혀 있지 않은 인간들.
나는 당신들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엄청난 능력을 갖춘 사람이야"라고 외친다.
일본인들은 같은 상황에서 "아, 나는 아직도 참 부족하구나. 플롯과 문장을 갈고 닦아야겠어!"라고 반성한다.
미국인들은 현재의 자기 모습을 긍정적으로 높이 평가하는 경향이 일본인보다 더 강하다.
김명철의 책 '여행의 심리학'에서 읽었다.
당신은 어느 쪽으로 더 마음이 기우는가.
당신은 어느 쪽으로 더 마음이 기우는가.
자기 모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미국인인가, 자신을 비판하고 성찰하는 일본인인가.
광장을 걷다가 고가의 외발형 전동휠을 타는 남자아이를 봤다.
아이 주위로 '다른' 아이들의 부러움 섞인 눈길이 있었다.
초등학교 시절, 미국 출장이 잦은 아빠가 사온 바비인형을 자랑하던 친구의 모습이 떠올랐다.
"너는 이런 거 없지?"라는 그 아이의 말은 친구들을 당장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로 분리했다.
그때는 몰랐다.
타인의 불행을 보며 자신의 행복을 확인하는 한, 우리는 영원히 행복에 가닿을 수 없다는 걸.
내가 먹은 것, 입은 것, 여행한 곳이 점점 중요해지는 사회다.
내가 먹은 것, 입은 것, 여행한 곳이 점점 중요해지는 사회다.
자신에게 '지나치게' 집중하게 하는 건 소셜 미디어 탓도 크다.
이 세계는 끊임없이 '인정 욕구'를 자극한다.
타인에게 인정받으려면 그들의 '부러움'을 이끌어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나의 탁월함을 증명해야 한다.
화장하지 않아도 예쁘고, 먹어도 살찌지 않는 나 말이다.
하지만 행복의 조건이 탁월함이 될 때, 우리는 결코 행복에 가닿지 못한다.
덴마크인의 생활철학이라는 '얀테의 법칙'에 주목하는 건 그런 이유다.
이것의 제1 법칙은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이다.
10개의 법칙 중에는 남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확신하지 말고,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더 중요다고도 생각하지 말라는 것도 있다.
'행복'의 관점에서 가장 새겨들을 만한 말은 이것이다.
누구도 당신에게 관심 있다고 생각하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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