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푸슈킨, 시를 써서 물오리에게 읽어준다? (고도원의 아침편지)

colorprom 2014. 1. 23. 12:43

 

푸슈킨, 시를 써서 물오리에게 읽어준다?


시를 쓰지만
시를 쓰는 태도가 다릅니다.


렌스키는 약혼녀에게 읽어주기 위해서 시를 쓰지요.

푸슈킨은 다릅니다. 그는 시를 써서 물오리들한테 읽어줍니다.
연인에게 읽어주는 게 아니고요.

 

그렇듯 무상한 것 같지만 시를 쓴다는 것,
푸슈킨이 생각하는 성숙
이 단계까지 가는 겁니다.


- 이현우의《로쟈의 러시아 문학 강의》중에서 -


* 역시 남다릅니다.
그래서 푸슈킨의 시가 특별합니다.
사람 하나 없는 춥고 긴 겨울의 땅 시베리아에서
친구라곤 오직 물오리뿐이었을 지도 모릅니다.
물오리와 교감하고, 소통하고, 사랑하고, 영감도 얻었을 것입니다.

물오리에게 읽어주어 울린 시가

어찌 사람을 울리지 못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