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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장례식, 돐잔치...이제 조용히 해결합시다!

colorprom 2013. 1. 25. 20:26

정보도 엄청나지만 소식도 엄청나다.

결혼식만 해도 청첩장에 핸드폰 메세지에 이메일에, 카톡에...

이제는 무슨 소식이든 왠만해서는 모르기가 오히려 어려울 것 같다.

 

결혼식, 적령기의 아이가 있으니 이젠 분위기보다 비용에 관심이 간다.

 

'비용이 장난이 아니겠는데~'하니, 옆에 앉은 친구가,

'축의금 들어오고 그러면 얼추 되지, 뭐.' 한다.

...

솔직한 누군가는 이런 말도 했다.

- 솔직히 둘이오면서 10만원내면 손해지, 뭐~  안오고 5만원 축의금보내는게 훨 고맙지!

 

생각지도 못한 사람에게서 소식이 오면 가끔 어이없다는 생각도 하게된다.

'왜 나한테까지 이런 문자가 오지?'하니 핸드폰에 있는 번호에 다 보내는 거란다.

아하~그렇구나...

한동안은 알고도 안가는게 무지 불편했다.

이젠 많이 익숙해져서 뉴스보듯 그런가보다....한다.

 

교통이 안좋던 시절처럼 사람들 모이기가 어려운 시절도 아니니 알리는 것도 가릴 때가 되지않았나 싶다.

조선일보에서 '작은 결혼식'에 대하여 기사를 한참 내보내던 때, 열심히 스크랩을 해놨었다.

그런데, 여자쪽에서 먼저 '작은 결혼식을 합시다, 사돈~'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들 해서 다 내다버렸다.

 

손님 많은 것으로 집안 유세떨 일도 아니고,

그동안 기분좋게 남의 행사에 다닌 것은 덕분에 친구들 만나고 반가운 식사한 요량으로 생각하면 되겠구만,

그동안 세금 낸것 받아낸다는 식의 말이 들리면 가끔 딱하다는 생각도 든다.

내 자식 결혼식에 '빚쟁이'들 들어온다고 생각하면 뭐 그리 즐거울까.

더구나 축의금으로 결혼비용 해결하려는 계산까지 있다면...

가끔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참 비지니스적이란 생각도 든다.

 

교회에서 하든, 예식장에서 하든, 나는 알리지 않고 '가족, 친척들 만의 작은 결혼식'으로 하고싶다.

내 자식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을 빚쟁이로 생각하고 계속 갚으러 다니고싶지않다.

많든 적든 애들과 함께 우리끼리의 행사로 치루고 싶다.

그저 가까운 친척어른들, 애들 친구들과 조용히, 오붓한 행사로 치루고 싶다.

그리고 다른 집들 결혼식에는 마음 가볍게 다니고 싶다.

 

장례식도 그렇다.

우리 엄마아버지를 모르는 교회사람들에게 '이경화집사 어머니아버지 장례식'이라 알리고 싶지 않다.

우리 엄마아버지를 모르는 남편 친구들에게 '누구 장인장모 장례식'이라 알리고 싶지 않다.

우리 부모님이든 내 경우든 공개적으로 장례식을 치루고 싶지 않다.

 

축의금, 부의금...과 상관없는 오붓하고 정겨운 행사로 치루고싶다.

 

언젠가 아이들에게 미리 말을 했다가 엄청 야단맞았다.

- 화장해서  버려라.  수목장도 싫고 단지안에 넣는 것도 싫다.

- 장례식이라 하지말고 '종업식'이라 해라. (졸업식이면 더 좋겠지만...ㅎ~)

- 검은 옷, 흰옷 입지 말고 수수한 옷으로 입는 정도로 해라.

- 부의금 받지말고, 명단도 만들지 마라.

- 제삿날은 너희 편한 날 모여 맛있게 외식해라~

 

말만으로도 눈이 벌개진 애들이 큰소리로 말했다. 

- 걱정마, 우리가 알아서 해요!

- 엄마, 제발 나중 일 생각하지말고 지금 몸관리해요, '쫌'!!! 

 

...,이런 말은 틈틈이 해놔야 한다.  ㅎ~

 

일전에 작은아이 영어선생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외국에서 오래 살다오신 분들이라 적적할 것 같아 문상을 가겠다고 했더니 좋게 거절했다.

아예 문상도 안받게 조처를 했단다.  유언으로 그리 일러놓으셨단다.

참, 신선하다고 느꼈다.

 

부산스런 식, 식, 식들...이제는 식상하지 않나?

누구 좋은 일을 하는 것인가 싶다.

이제 그만 '빚쟁이', 돌고도는 빚쟁이 행사는 그만했으면 좋겠다.

 

더 웃기는 것은 ...돐잔치다.

가족, 회사사람들, 친구들 모두 섞어놓고 뭔 짓들인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돐쟁이 앞세워 가정사 내놓는 듯...

언제부터 자식 돐잔치가 그렇게 공식적인 행사가 되었나?

 

문득 공공장소에서 하는 짓, 내 집안에서 하는 짓이 마구마구 섞이는 듯하다.

전국민이 연예인화되고 너나없이 '날 좀 봐주세요~'를 부르짖는 듯하다.

우리 이렇게 뽀뽀해요, 우리 애 이런거 사진찍었어요..., 우리 이런데 놀러갔어요~~~

 

이제 좀 조용해지면 좋겠다.

내숭이 아니라 조신해지면 좋겠다.

너도나도 큰소리치니 이제 좀 다소곳해지면 좋겠다.

기죽어 눈치보던 시절에서 나를 알아달라고 소리치던 때가 지나 이젠 조용히 있어도 그럴듯한 때가 되었다.

이제  남 눈치보며 보란듯이 잔치하는 때는 지나지않았나 싶다....

 

사회적인 의무보다는 내 개인적인 마음으로 자유로이 행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

(나보고 뭐랄 사람은 없다만...청첩장 안돌리는 결혼식도 욕먹는단다.  저가 재벌이야, 뭐야? 하면서...)

 

제일 무서운 사람은 '바라는 게 없는 사람'이다!

이제 정말 받고자, 되받고자, 되갚고자 참여하는 '식'이 아니라 마음으로 오가는 '식'이 되면 좋겠다.

 

---남편, 그동안 남의 결혼식에서 얼마를 뿌렸든, 나는 '안받고 싶어요!'  받지 맙시다~

사돈하고만 마음이 맞으면 나는 '작은 결혼식'을 하고싶습니다.  누구좋으라는 잔치입니까?

시어머니는 모르겠으되, 동생들아, 엄마, 아버지 장례식은 우리끼리 가족장으로 하자~

내 아이들아, 내 장례식에는 '절대 부의금'받지마라~

 

아는 사람 장례식에 가니마니 하다가 혼자 중얼거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