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공부

옮긴 글/ "노인"

colorprom 2011. 2. 2. 13:30

 

2011년 2월 2일 오후 1:13

 
내가 자전거를 타고 전국의 산천을 떠돌아다닐 때,
산골마을이나 어촌에서 만난 어떤 노인들은
교육을 받은 적도 없었고 권력을 누려본 적도 없었지만,
세상의 이치와 인간관계의 문제들을 환히 꿰뚫고 있었다.

한 생애에 걸친, 고되고 순결한 노동이
그들에게 배움의 은총을 베풀고 있었다.
그들은 그 배움을 터득했을 뿐만 아니라
매일 매일의 생활 속에서 실천하고 있었다.

그 노인들은 사람과 이웃과의 관계, 사람과 짐승과의 관계,
사람과 나라와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를
그야말로 저절로 알고 있었다.

그들의 앎은 건강하고도 아름다웠다.

그리고 그 노인들의 주름진 얼굴은
여전히 기쁨과 슬픔의 감정들을 풍부하게 드러내고 있었다.
그들의 얼굴은 삶의 표정들로 가득 차 있다.

- "늙기란 힘든 사업이다"(김 훈)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