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같던 사촌형님이 돌아가셨다. 나흘만에!
2022년 9월 27일, 화요일
어제, 9월 26일, 월요일, 큰형님이 돌아가셨다. 아버지 집으로!
9월 23일, 금요일, 빨래 넌다고 계단 올라가시다가 쓰러지신 후 그대로 뇌출혈로
응급실에서 중환자실로, 그리고 입원실로 가서 운명하셨다. 나흘만에.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ㅋ.....
의사들 말씀은...제일 행복한 죽음이라고. 고통 없는 죽음이라고!
1995년이었나? 삼풍백화점 무너진 해,
어머니 대장 수술하시고, 나 다리 부러지고, 아버님 뇌출혈로 12일만에 돌아가시고.
한꺼번에 일이 마구 일어났던 때.
그때도 의사선생님이 그랬다. 제일 행복한 죽음이라고. 고통 없으시다고.
아, 아버님도 그때 딱 70이셨다.
5월 11일 생신을 딱 한달 미뤄서 6월 11일 하시고, 추석 며칠 앞두고 쓰러지셨다.
집안 맏며느리인 사촌형님을 우리 아버님도 좋아하셨는데...
비슷한 때, 비슷한 나이에 가셨네.
거의 유일하게 나와 시집을 맺어준 끈 같은 존재였다.
'에잇, 형님 보고 산다, 내가!' 라고 말 한 적도 있었다.
이제 누구와 시집 흉을 보나...ㅋ
(흉은 자고로 다 아는 사람끼리 해아 하는디...ㅠㅠ)
시어머니한테 남편을 빼앗긴 형님은 쓰러져서야 남편을 찾았다. ㅎ~
(효자인 큰형님은 혼자인 시어머니에게 가서 함께 살고 있다.
이제 마음놓고 어머니와 살 수 있겠네...
46년생 77살 아들이 90을 훨 넘은 어머니를 돌보는, 전형적인 '노노간병'이다.)
'작은엄마, 오늘 3시에서 4시 사이에 돌아가실 것 같아요. 기도 해주세요. ㅠㅠ'
연명치료 안 하면 중환자실에 있을 수 없다고,
그래서 일반병실로 옮기면 사망을 기다리는 셈이라고 했다.
4시 46분에 임종하셨다니 조금 더 버티셨나 보다.
오늘이 생일이셨단다. 생일 하루 전에 가신 거다. 으흠...
밖에서 들어온 '잡씨들'이라고 서로 불렀었다. 나는 이씨, 당신은 김씨. ㅎ~
남동생만 둘이고, 이북에서 온 사람들이라 식구많은 집에 시집오고 싶었다는 형님에게
나는 간도 크다고 놀라와 했다. 나는 피해피해서 둘째집의 장남, 외아들에게 왔구만. ㅋ~
유일하게 친구같은 (사촌)동서였다.
유일하게 목욕탕도 같이 갔었고 (결혼 후에는 동생들과도 간 적이 없다.)
유일하게 시집 흉, 남편 흉 마음놓고 볼 수 있었던 동서였다. (우리 남편 1등 팬이었다.)
'경화야~', '작은아빠~'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렇게 또 내 세상이 없어지는구나...싶다!!!
* 형님, 환갑 넘으면 언제고 돌아갈 수 있다고 얘기했잖아요, 그치요?!
우리 소원은 천국~이라고도 했구요.
형님은 성적이 좋은 조기 졸업자인가 봅니다.
그동안 정말 잘 참고 잘 살았잖아요?!
삐쩍 마른 몸으로 배낭 한 가득 김치며 반찬이며 챙겨와서는
'경화야~' 하며 문 열고 들어오던 형님은
시집에서 늘 외로와하던 제게 정말 가까운 이웃이었고, 친정엄마였습니다.
할 말 못 할 말...그동안 제 수다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버지 집에서 편히 계실 것을 믿고 감사합니다. 꾸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