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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2017)

colorprom 2022. 3. 12. 14:24

 

[황석희의 영화 같은 하루] [61] Hate never solved nothing

 

증오로는 아무것도 해결 못 해

 

입력 2022.03.12 03:00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2017)

 

딸과 싸우다 못해

나가서 성폭행이나 당하라고 저주를 퍼부어 버린 엄마 밀드레드(프랜시스 맥도맨드 분).

진심이 아니었지만 저주가 현실이라도 된 것처럼 딸 안젤라는 성폭행 후 살해당한다.

망연자실한 밀드레드는 그마저도 범인이 잡히지 않아 분노와 원망을 뱉어내지도 못한다.

범죄 수사에 진척이 없자 밀드레드는 도로 옆 커다란 광고판을 3개 빌려

경찰에 항의하는 광고를 게시한다.

 

“죽어가며 성폭행당했다”

“그런데 아직도 잡지 못했다고?”

“어떻게 된 건가, 윌러비 서장?”

 

영화 ‘쓰리 빌보드(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2017)’의 한 장면이다.

 

사람 좋은 윌러비 서장(우디 해럴슨 분)은

자신이 췌장암 말기라며 밀드레드를 타이르고 노력 중이니 광고를 내리자고 말한다.

하지만 밀드레드는 투병 사실을 이미 안다며 매정한 말을 뱉는다.

“당신이 죽은 후에 올리면 효과가 덜하잖아요

(They wouldn’t be as effective after you croak).”

 

그러곤 오히려 마을 모든 남자의 DNA를 검사하고

거기서도 안 나오면 전 세계 모든 남자의 DNA를 검사해서라도 범인을 죽여야겠다며

이를 간다.

 

윌러비의 부하 딕슨(샘 록웰 분)은 이런 밀드레드를 탐탁잖게 생각하고

평소 성격처럼 막무가내로 폭력을 휘두르며 밀드레드에게 으름장을 놓는다.

하지만 괄괄하기로는 지지 않는 밀드레드도 굽히지 않고

둘 사이의 긴장감이 점점 커진다.

 

췌장암이 손쓸 수 없이 퍼진 윌러비 서장은 모든 신변을 정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으며 아내와 밀드레드와 딕슨에게 편지를 쓴다.

밀드레드의 편지엔 한 달치 광고판 임대료를 동봉한 짓궂은 격려를,

딕슨에게는 애정 어린 조언을 담았다.

 

증오로는 아무것도 해결 못 해(Hate never solved nothing).”

딕슨은 이 조언을 따라 증오를 누르고 밀드레드를 돕기 위해 집을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