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깥 세상]

美의 쿼드 동맹국 인도, 러 제재 전선서 이탈

colorprom 2022. 3. 4. 12:23

美의 쿼드 동맹국 인도, 러 제재 전선서 이탈

 

입력 2022.03.03 21:02
 
 
티루무루티 유엔 주재 인도 대사가 지난 달 28일 유엔 안보리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AP 연합뉴스

 

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고 국제사회가 반러 기치 아래 결집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민주주의 국가’이자 인도·태평양 지역 미국의 주요 동맹인 인도

대열에서 이탈해 주목받고 있다.

 

인도는 지난 1일(현지 시각)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고

즉각 철군을 요구하는 결의안 채택을 위해 뉴욕에서 열린

유엔(UN) 11차 긴급특별총회 투표에서 기권했다.

총회에 참석한 193국 가운데 기권표를 던진 나라는

중국, 이란 등 권위주의 국가를 비롯한 35국뿐이었다.

 

인도는 지난달 2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러시아 규탄 결의안을 투표에 부쳤을 때도 기권했고,

이틀 뒤 긴급특별총회 개최를 위한 투표에서도 기권했다.

국제사회가 러시아에 맞서 유엔 차원에서 시도한 일련의 움직임에

모두 동참을 거부한 것이다.

 

티루무루티 유엔 주재 인도 대사

인도는 즉각적인 휴전을 요구하는 국제사회의 요청을 지지한다”면서도

어떤 입장 차이든 대화와 외교로 풀어야 한다는 것을 굳게 믿는다”며

러시아를 직접 겨냥해 비난하지는 않았다.

 

인도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대중 전략을 공유하는 핵심 동맹국이다.

일본, 호주와 함께 4국 안보협력체인 쿼드(Quad) 틀 안에서

미국과 강력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그럼에도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러시아에 정면으로 반기를 들지 못하는 건

지정학적 안보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인도는 북동부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중국, 파키스탄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핵무기를 보유한 두 적국과 북쪽 국경을 접하는 인도

자국이 처한 안보 위협을 억지하기 위해 미국러시아의 힘이 모두 필요하다

고 전했다.

 

특히 미국이 중동에서 파키스탄과 전략적 협력 관계를 구축하면서

인도는 자연스럽게 러시아와 가까워졌고,

이후 중국과 갈등 관계를 관리하는 데도 러시아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인도는 러시아로부터 무기의 65%를 수입하고 있어,

국방력 약화를 가져올 대러 제재에 쉽사리 동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보도했다.

 

러시아가 과거 국제 외교 무대에서 인도 편을 들어준 역사도

인도의 행보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온다.

NYT는 과거 유엔카슈미르 영토 분쟁에 개입하려 했을 때

러시아가 여러 차례 거부권을 행사해

이 문제가 국제 문제로 비화하는 것을 막았다고 지적했다.

 

러시아는 1990년대 인도가 핵실험에 나섰을 때에도 인도를 지지했다.

 

한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하고

우크라이나에 있는 자국민의 안전한 대피를 요청했다고 인도 외교부가 2일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이에 따라 군에 필요한 지시를 내렸다고 크렘린궁은 밝혔다.